정지부터 100km까지 시간
제로백 성능 나타내는 지표
앞다투어 겨루는 제로백 단축
제로백이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에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우리에게는 ‘제로백’이라는 말이 통용되고 있긴 하지만, 공식 제원표에는 ‘0~100km/h 가속’이라든지 영어로 ‘zero to sixty’라고 쓴다. sixty를 쓰는 이유는 60마일이 시속 96.54km이기 때문이다. 제로백은 자동차의 성능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자신들의 자동차의 성능이 낮다는 것을 드러낼 수 있으므로 잘 알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높은 성능이 자신 있는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자신들의 기록을 광고로 사용한다. 한국 최초로 해당 수치를 광고에 사용한 것은 현대 자동차의 스쿠프 터보다. 당시 스쿠프 터보는 제로백 9.18초로 국산차로써는 처음으로 최고인 시속 205km라는 상징적인 수치를 기록한 최고 성능의 자동차였다.
90년대는 맥라렌의 시대
3.2초의 제로백과 탄소섬유
그렇담 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제로백 수치가 가장 짧았던 차는 어떤 것들일까? 1990년대에 제로백 수치가 가장 짧았던 자동차는 맥라렌의 ‘맥라렌 F1’이다. 당시 맥라렌 F1의 제로백 수치는 3.2초였다. 이 기록을 내기 위해 특별 제작된 V12 DOHC 엔진을 사용했고, 6,064cc, 627마력의 힘을 낼 수 있었다. 또한 양산 차 최초로 차체에 탄소섬유와 알루미늄을 적용해 차체 무게가 1,149kg밖에 나가지 않았다.
맥라렌은 1985년 설립된 영국의 슈퍼카 제조사로 대부분의 영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폭스바겐, BMW 등과 같이 외국 거대 기업 제조사 그룹 휘하에 있는 상황에서 어떤 그룹에도 속해 있지 않은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1990년대 후반에는 F1이 아주 잠시 한국으로 수입된 적이 있었다. 이후 2015년에 에스턴 마틴과 함께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왔다.
2000년대 부가티의 탈환
2.7초의 새로운 기록 탄생
2000년대에는 부가티의 ‘베이런 슈퍼 스포츠’가 제로백 순위 1위에 등극했다. 당시 베이런 슈퍼 스포츠의 제로백 수치는 2.7초였다. 8.0L W16 쿼드 터보 엔진을 사용했으며, 전면 그릴을 확장하고 엔진부의 흡구와 엔진룸 모양을 변경하는 등 출력을 높이면서 발생하는 발열량을 효과적으로 식히면서 엔진이 최고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했다.
부가티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사로 최고급 수동 자동차를 제작하고 있다. 모든 차량은 손으로 제작되며, 엔진을 제작할 때는 별도의 밀봉이 필요 없을 정도로, 손으로 깎아 모양을 내는 등 한정 생산으로 가치를 높였다. 파산 이후 독일 폭스바겐 그룹 산하의 브랜드였지만 현재는 크로아티아 전기차 업체인 리막 오토모빌리와 포르쉐의 합작 회사인 부가티-리막 산하의 브랜드로 편입되었다.
현재는 리막 네베라가 1위
1.8초로 1초대 제로백 등장
2024년 기준 가장 제로백 수치가 빠른 차량은 2021년 생산된 리막 네베라다. 제로백 수치는 무려 1.8초로, 최초로 1초대를 돌파한 차량이다. 이는 부가티, 포르쉐 등 슈퍼카 베테랑들도 깨지 못한 기록을 전기차가 깨버린 것이다. 4개의 전기모터를 배치해 1,914라는 엄청난 출력을 만들어 내며, 무게 밸런스 구현에 공을 들였다. 또한 배터리는 T 형태로 자체 하부에 배치해 2,150kg의 무게에도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할 수 있다.
리막 오토모빌리는 크로아티아의 전기 슈퍼카 제조 업체로 2009년에 설립되었다. 앞선 제조사들에 비하면 신생 기업이지만 제로백이 가장 빠른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유럽의 대표 전기차 기업이 되었다. 제로백 수치가 낮다고 가장 좋은 차가 될 수는 없지만 우리의 본능은 여전히 가장 빠른 차에 대한 동경이 존재한다. 이것이 제로백의 수치를 경쟁하며 1초대의 기록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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