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주행 거리 조작
옛날얘기일 뿐이라고?
전자 계기판도 조작 가능
모든 이들이 차를 살 때 새 차를 사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경제 상황과 차량의 이용 빈도, 이용 목적에 따라서 저렴한 가격에 중고차를 구입할 때도 있다. 그런데 이런 말도 있다. “차를 모르면 그냥 새 차를 사라” 무슨 말이냐 하면 중고차를 구입하는 건 어느 정도 차량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전제되어야 차에 문제가 있는지 인식할 수 있고, 필요시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하는지 따져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를 구입할 때 반드시 따져봐야 할 요소가 있는데 그건 ‘주행거리’다. 차량의 대략적인 컨디션을 파악할 때 주행거리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가격 책정의 주요 요소
일부 딜러는 조작하기도
중고차 업계에서 주행거리는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보통 중고차의 가격을 정할 때 주행거리를 1년에 약 2만km를 기준으로 삼으며 약 20km를 넘기면 거래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양심이 없는 일부 중고차 딜러는 계기판을 조작하여 주행거리를 임의로 줄이고는 높은 가격에 팔아버리기도 한다.
이런 중고차 주행거리 조작은 보통 일반 계기판에서 이루어져 왔다. 한 매매상이 정비업체 기술자와 손을 잡고 기아의 K5의 주행거리를 3만 2,000km에서 1만 6,000km로 조작해 판매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참고로 중고차 주행거리에 따른 감가율은 1km당 30원에서 200원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디지털도 안심할 수 없어
업자 왈 “오히려 쉽고 싸”
이런 계기판 조작이 디지털 계기판에서까지 이루어질 거라고는 미처 생각 못 했을 수 있다. 그러나 조작 사례는 꽤 자주 발생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중고차 주행거리 조작 사기가 기승을 부린 적이 있다. 중고차 수요가 폭증한 때에 특히 빈번했다. 미국 중고차 업계에서는 오히려 디지털 계기판에서 수천 km의 주행거리를 삭제하는 일이 더 쉽고 값싸게 진행된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도 계기판 조작 사기가 발생한다. 적게는 몇백km에서 많게는 약 2만km까지 주행거리를 줄여서 중고차를 판매한 업자가 충북 경찰의 수사를 받은 사례가 있다. 해당 업자는 중고차를 경매장 등에서 싸게 사 온 뒤 기술자에게 의뢰해 주행거리를 줄여왔다. 이 조작의 대가는 한 대당 5만 원에서 20만 원까지였다. 범행 기간은 자그마치 5년 정도였다. 지금까지 피해자는 1백여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기당하지 않으려면?
계기판 흠집, 밝기가 힌트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주행거리 사기 수법을 미리 알아둔다면 나중에 중고차를 구입할 때 속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계기판 조작의 방식은 판매하기 전 계기판의 숫자를 변경하는 경우, 계기판의 전원을 뺀 상태로 주행한 경우, 두 개의 계기판을 이용해 주행용과 판매용을 따로 사용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런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계기판에 흠집이 있거나 숫자가 불균일한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만약 이상한 점이 있다면 판매자에게 계기판 교체 기록을 요청해서 확인해 볼 수 있다.
또한 사려고 하는 중고차의 제조사가 만든 계기판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만약 애프터마켓 부품이 들어갔다면 주행거리 조작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계기판의 점등 상태가 어둡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주행거리가 10만km 미만인데도 계기판이 어둡다면 조작 가능성이 있다. 오래된 차의 경우 벌브형 램프를 사용하는데, 계기판 램프의 수명이 평균 10만km가 넘기 때문에 그만큼 많이 주행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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