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 있는 트렁크
이 상태로 주차를?
황당 이유 있었다
미국 서부의 일부 주차장에서는, 몇몇 자동차가 트렁크 개문 상태로 주차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차주들에게는 매우 의아한 상황이지만, 미국에서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에게 어쩔 수 없는 고충이 이런 ‘개문 주차’ 문화를 만들었다.
바로 절도범들의 소행 때문. 창문을 깨거나 차 문을 망가뜨린 후 자동차 내부에 있는 금품을 훔쳐 달아나는 이들에게 차량 내부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알리는 일종의 ‘시위’다. 처음 화제가 되었던 것은 2021년이었으나 최근까지도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어차피 훔쳐 갈 거면
내 ‘애마’라도 무사히
캘리포니아의 일부 지역에서, 창문을 부순 뒤 돈이 될 만한 물건들을 훔쳐 달아나는 범죄가 기승을 부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내 차로 들어와 뒤지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차 손상이라도 막아보자는 ‘고육지책’으로 적지 않은 미국의 차주가 트렁크를 열어두고 있다.
“훔쳐 갈 것이 없으니 보시오”라고 도둑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과 같다. 또한 내 애마를 망가뜨리기 전에 미리 트렁크를 열어두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문을 잠그지 않은 상태로 두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어떻게든 차의 손상을 막으려는 다양한 노력이 반복되고 있는 웃픈 실정이다.
금품 없다고 미리 공지
결국 항복한 미국 차주들
심지어 어떤 차주들은, “창문을 깨지 말고 제발 문을 이용해달라”라고 애원하는 문구를 써서 차 유리에 붙여놓기도 했다. “차 안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창문을 깨지 말라”라는 메시지를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절도범에게 전달하려는 시도가 보는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 정도까지 하는 이유는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지역에서 차량을 노린 범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서만 절도 사건이 74건에 달했다. 이에 백기를 든 한 운전자의 SUV가 트렁크가 활짝 열린 채 주차된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며 개문 주차를 하는 차주가 늘어나게 되었다.
검거로 이어지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개문 주차
하지만 현지 경찰 측은 이를 두고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며 경고에 나섰다. 전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장 개럿 톰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금품이 없는 차량일지라도 도둑이 차 배터리와 타이어를 훔쳐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혹은 차량 수납공간에서 당신의 집 주소를 알아내 찾아갈지도 모른다”라고 경고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범죄와 관련해 2017년 28,000건이 넘는 신고가 있었지만 체포로 이어진 것은 2%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있었다. 트렁크를 여는 것은 분명 차주들도 내키는 방법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범죄에 노출돼 있음에도 정부 차원이 마땅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이 방법이 최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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