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참사’ 한 달 만에
인도로 돌진한 자동차
운전자는 급발진 주장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청역 역주행 참사‘가 벌어진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또 한 번 아찔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여 사망자가 발생한 것. 운전자는 차량의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자동차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에게 피해를 입힌 50대 후반의 남성 A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자동차에 치인 80대 여성 한 명은 치료를 받고 있고, 50대 여성 한 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어린이집 근처에서
인도를 질주한 차량
경찰은 A씨가 몰던 차량이 갑자기 인도로 돌진했고, 진입 억제용 말뚝을 들이받은 뒤 보행자 두 명을 치고 인근 아파트 입구의 계단에 부딪히며 멈춰 섰다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는 어린이집도 있었다. 자칫 어린이 사상자가 나오는 끔찍한 사고로 번질 수도 있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억울함을 드러냈다. “자동차가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라며 급발진을 주장한 것이다. A씨에 대한 음주 측정과 마약 간이 검사도 진행됐지만, 음성 반응이 나타났다. 경찰은 운전 조작 미숙 여부를 포함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불붙는 급발진 논쟁
운전자와 제조사 대립
최근 시청역 참사를 포함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돌진 사고 등 운전자 쪽에서 급발진을 주장하는 돌진 사고가 이어지며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16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참사의 가해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으나, 경찰은 페달 오조작을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에 국과수에서 급발진 감식을 할 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사고기록장치를 믿지 못하겠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급발진의 원인은 차량 소프트웨어 오류이고, 먹통이 된 차량 소프트웨어에 의해 제어 받는 사고기록장치를 어떻게 신뢰하냐는 주장이다. 동시에 페달 블랙박스 의무 설치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관련 논의를 이어 나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페달 블랙박스 설치?
제조사는 ‘그건 글쎄’
작년 11월 서울에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진술했지만 실제로는 가속 페달만 밟은 것을 페달 블랙박스가 담은 사건이 있었다. 제조사들은 그러한 유용함은 인정하지만 사고기록장치로 충분히 원인을 분석할 수 있다며 페달 블랙박스의 의무 설치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힘들게 옵션으로 페달 블랙박스를 개발하고 장착했는데, 소비자의 선택이 적다면 수익성에 문제가 생기는 등 부작용이 더욱 크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무화가 된 나라가 없는 상황에서 수입차에도 같은 규제를 적용하면 무역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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