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포비아 확산에
애꿎은 차주들만 눈치
죄인이 된 기분이라고
지난 1일, 인천광역시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 주차장에 세워진 벤츠 EQE 차량의 배터리 발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화재로 수천 명의 주민이 대피했고, 100대 이상의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 40여 대가 불에 탔고, 100여 대가 열손과 그을림 피해를 당했을 정도로 큰 규모의 화재였다.
해당 사건으로 여론이 술렁이던 중, 6일에는 충남 금산군의 한 주차 타워에서 기아 EV6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 당국의 바디캠 영상을 보면, 차량 하부 배터리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다행히 이는 1시간 3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연이은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까지 등장할 만큼 여론이 좋지 않은데, 실제 전기차주들이 겪는 고충 또한 상당하다고 한다.
집 앞에 주차도 막아
그럼 어디에 주차해?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점심으로 보쌈을 먹으러 갔다. EV6 차량을 주차하고 내리는데, 주차 관리인이 얼마 전에 불 난 그 차 아니냐며 물었다.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냥 밥만 먹고 나왔다.”라며 황당함을 나타냈다. 소식을 들은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무례하다”, “나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그냥 아득하다”라며 공감했다.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의 또 다른 회원이 겪은 일도 있었다. 그는 지인의 이야기를 전했는데, 내용은 이렇다. “주택 사는 지인이 집 앞 골목길에 주차하고 들어가는 길, 옆집 주인이 그 모습을 보고서는 “불 나는 차 내 집 근처에 대지 말고 옮겨라”라고 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차량도 아닌 국산 전기차였다.”라고 말하며 전기차주 지인이 들은 말에 안타까워했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에
아파트 회의서 멱살잡이
또한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난 2일 ‘전기차를 지상에만 주차하도록 하자’라는 안건을 놓고 긴급 주민 회의가 열렸다. 주민 40여 명이 모였고, 주민들끼리 멱살잡이까지 했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단체 채팅방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욕설이 오갔다고 한다. 이 회의에 참석한 전기차주 A 씨는 “전기차주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며 아파트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말하는 주민이 있어 분위기가 험악했다”며 토로했다.
또한 해양수산부에서 권고한 ‘전기차량 해상운송 안전대책’에 따라 전기차 선적을 제한하는 선박 회사들도 생겨났다. 해당 선박사는 “최근 전기차 화재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화재 매뉴얼과 소화 설비를 갖추고 있으나 화재 발생 시 완벽한 진압 장비를 갖출 때까지 전기차 선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지하 주차장 이용은 물론
배 타고 여행도 힘들다
해양수산부 권고에 따르면 차량 배터리 충전율 50% 초과 시 선적이 금지된다. 전기차 등을 여객선으로 운송하는 도중엔 충전이 금지되며, 사고 이력이 있는 전기차의 선적도 제한된다. 이제 전기차주들은 지하 주차장 주차는 물론, 차량을 선박에 싣는 것조차 쉽지 않게 된 것이다.
추가로 전기차 제조사들은 이번 화재로 논란이 된 배터리 제조사를 하나둘 공개하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물론, 수입차 최초로 BMW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고, 해당 논란의 중심 벤츠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하는 현재, 앞으로 전기차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댓글3
노답
정부가 국민의 불안을 잡아줘야지..이번 정부+서울시는 일처리가 어찌 그리 동일한지.. 벤츠의 문제 배터리 사용도 문제지만, 스프링클러의 정상작동이 되게끔 정책을 짜야지...
백신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긴 한거 같아요. 저건 언제 불날지 모르는 시한폭탄 느낌이네요.
백신 안 맞았을때
백신 안 맞았다고 죄인 취급 받던 생각이 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