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처럼 번진 차량 절도
주 표적은 현대차, 기아
결국 특단의 대책 내놨다
기아 보이즈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뭔가 그냥 들으면 기아 차를 타는 외국 청소년인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미국에서 현대 자동차 혹은 기아 자동차를 노려 차량 절도 행위를 하는 비행청소년 집단을 의미한다. 이들의 차량 절도 행위는 2022년 초중반 틱톡과 같은 SNS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기아 보이즈는 2021년 11월 이전에 생산되어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을 주로 훔쳤다. 이모빌라이저란 차량의 도난을 막기 위해 각 차량의 키마다 고유의 암호를 부여하고, 시동을 걸 때마다 확인하는 보안 장치다. 작년에는 워싱턴 D.C.에서 도난당한 차량의 44%가 현대차, 기아 차량일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졌다.
이모빌라이저도 무용지물
‘게임보이’가 만능 열쇠?
이후 보급된 전기차들은 이모빌라이저가 탑재돼 절도 표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해당 차종도 어김없었다. 올해 3월 아이오닉 5가 수십 초 만에 절도범 손에 넘어가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어떻게 해서 이모빌라이저를 뚫고 차를 간단히 훔칠 수 있었을까? 이들은 온라인에서 시스템 복제에 이용하는 에뮬레이터라는 장치를 구매해 차량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통칭 ‘게임보이’라고 불리는 에뮬레이터는 온라인에서 시스템 복제에 이용되는 것으로 에뮬레이터를 이용해 차량의 신호를 가로채고 정품 키로 위장할 수 있다. 즉, 이 도구 하나로 차량의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것이다. 위험 차량으로 구분된 것은 현대 자동차의 아이오닉 5, 기아의 EV6, 제네시스 GV60 등이었다. 폴란드의 한 매체는 법률 전문가와 함께 에뮬레이터를 이용해 차량의 문을 여는 것을 시연하기도 했다.
업그레이드 이후 60% 감소
조치 초기임에도 효과 만점
이렇듯 차량 도난에 골머리를 앓았던 현대 자동차와 기아 자동차는 최근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차량 도난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미국 고속도로 손실 데이터 연구소 (HLDI)의 연구에 따르면 작년 12월까지 새 업그레이드를 받은 차량은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미국 전역에서 도난 빈도가 64%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까지 전체 차량의 약 60%가 업그레이드를 한 상태로 업그레이드 초기임에도 상당한 보급률과 도난 방지율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모든 차량의 도난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기아 보이즈들이 현대차와 기아차가 더 이상 훔치기 쉬운 차량이라는 인식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유행이 식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도난율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기차는 털기 쉬운 차?
이미 손해 상당한 수준
단순히 차량을 도난당한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전역에 “현대차, 기아차를 타면 도난당한다.”, “현대차, 기아차는 훔치기 쉬운 싸구려 차량”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되어 브랜드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줬다. 2023년에는 미국 시애틀, 클리블랜드 등 최소 8개 도시에서 현대차그룹을 대상으로 집단 소송을 걸기도 했다.
이미지 실추와 더불어 현대차그룹에서 2,700억 원의 보상 합의안을 내놨으며, 도난 방지 장치를 구매할 경우 최대 300달러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경제적 손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었다. 그러나 이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회사의 이미지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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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은 고쳐놔야죠
치욕이자 불명예를 벗는데 10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