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꼴 잘 돌아간다” 음주운전 5번 저지른 여성, 처벌 수준이 고작..

쌓여있는 전과에도 불구
또다시 만취 운전 사고
형량은 ‘집행유예’라고?

무려 네 차례나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을 받았지만 다시 한번 술에 만취해 운전대를 잡아 교통사고까지 낸 70대 여성 A씨에게 선고된 처벌이 화제다. 지난 13일 광주지법 제3형사부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 징역 1년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5년을 붙여줬다.

앞서 지난해 5월, 오후 6시경 전라남도 완도군 중앙시장 근처 도로에서 A씨는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하다 중앙선을 넘어갔고, 교통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30대 남녀 두 명이 피해를 봤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06%로 알려졌다. 면허 취소 수준인 0.08%를 아득히 뛰어넘는 수치다.

수차례 음주운전 이력
이마저도 선처 받았다

A씨는 2017년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어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실형까지 살았지만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다. 사실 그뿐만 아니라 네 차례의 음주운전 전과와 한 차례 무면허 운전 처벌까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 중 세 차례는 집행유예로 선처를 받았다.

재판부는 “과거 음주운전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의 기색 없이 음주운전을 했다. 이는 음주운전에 대한 준법의식이나 경각심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선처 탄원, 피해자와의 합의, 보유 차량 처분으로 재범 가능성이 작아 보이는 점 등을 토대로 원심의 형을 파기했다.

경각심 낮은 사회
재범률은 거의 절반

음주운전 경각도가 낮은 A씨의 사례처럼, 2010년대 이후로 음주운전 재범률은 40~45%대에 이른다. 경찰청이 발표한 ‘연도별 음주운전 재범자 단속 실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13만 150건이고, 이 중 재범은 5만 5,007명이다. 무려 42% 가까운 재범률을 보인다.

이를 놓고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약한 처벌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음주운전 사건 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2만 5,119명 중 1만 4,054명이 집행유예를 받았다. 절반이 넘는 약 56%의 음주운전자가 집행유예에 그친 것이다.

음주운전 사례 많음에도
낮은 형량에 네티즌 분노

지난해 4월 대전 스쿨존에서 술을 마신 채 자동차를 몰아 배승아 양을 숨지게 하고 주변 어린이 세 명을 다치게 한 60대 운전자도 징역 12년에 그쳤다. 검찰은 최고 형량인 15년을 구형했지만 피고가 피해 회복 노력을 했다는 점을 참작했다는 이유로 형량을 ‘깎아’ 줬다.

2022년 10월에는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 등이 탑승한 차량을 만취한 운전자가 들이받은 사고가 있었다. 1심에서 징역 4년이 나왔지만, 형이 무겁다며 항소하여 재판 진행 중이다. 이 사고로 25세 축구선수 유연수가 하반신 마비를 당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사고가 난 지 2년 가까이 되었지만, 유씨는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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