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착된 의문의 마티즈
알고 보니 특별 한정판 모델
희소가치 상당한 이유는?
최초의 국산 경차 대우차(현 한국GM) 티코의 후속이자 쉐보레 스파크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마티즈. 해당 차량은 경차 붐이 일었던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당시 국산 경차의 대명사였다. 비록 2011년 GM대우에서 쉐보레로 브랜드가 변경되며 이름도 스파크로 바뀌었지만 이후에도 한동안 계보를 이어 나갔다.
비록 작년 쉐보레가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집중하기로 하며 오랜 역사의 마침표를 찍었지만, 현재도 중고차 시장에서는 첫 차, 동네 마실용 세컨카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그런데 저렴한 차의 대명사인 마티즈에 한정판 모델이 있었다면 믿겠는가? 아는 사람만 안다는 그 차가 최근 포착돼 마니아들의 시선이 쏠린다.
대우차 ‘마티즈 디아트’
월 50대씩만 생산됐다
지난 8일, 네이버 남차카페에는 의문의 마티즈 세 대가 모인 사진이 게재됐다. 차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똑같이 생긴 경차 셋이 함께 주차된 것 외에는 특별할 게 없어 보이겠지만 마니아들에게는 특종이나 다를 것 없었다. 얼핏 튜닝카처럼 보이는 해당 마티즈들은 모두 한정 수량만 판매된 희귀 모델이기 때문이다.
해당 차량은 대우차가 마티즈를 출시한 1998년, 그해 10월 스페셜 에디션으로 내놓은 ‘마티즈 디아트(d’ARTS)’다. 디아트는 마티즈의 대량 생산에 돌입하기 전 소량 생산된 차량을 수작업으로 개조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생산됐다. 국산 경차 중에서는 전무후무한 수제작 공정이 들어간 만큼 생산 수량은 월 50대로 한정됐다. 하루에 2~3대꼴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고급스러운 내외관 구성
옵션 수준도 차급 초월해
어느 각도에서 봐도 일반 마티즈와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비주얼이 시선을 잡아끈다. 벨트라인을 기점으로 상단에는 황색, 하단에는 녹색의 투톤 도색이 적용됐으며, 휠 아치와 앞뒤 범퍼,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가장자리, 사이드미러 등에 크롬 장식이 아낌없이 들어갔다. 휠 역시 13인치 알루미늄 림과 175mm 광폭 타이어의 전용 사양을 적용함으로써 특별함을 더했다.
실내 또한 차급을 넘어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화스러운 구성을 보여줬다. 그 시절 고급차 필수 요소였던 우드 그레인이 계기판 하우징과 센터패시아, 변속 레버, 도어 핸들 가니시 등에 적용됐다. 시트는 최고급 직물로, 스티어링 휠은 가죽으로 마감되는 등 손 닿는 곳곳이 고급스럽게 마감됐다. 이 밖에도 ABS와 듀얼 에어백 등 당대 경차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안전 사양이 풍족하게 적용됐다.
당시 아반떼보다 비쌌다
현재 중고 거래 시세는?
이렇게 일반 마티즈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마티즈 디아트에는 795만 원의 가격표가 붙었다. 마티즈 기본형 MS가 502만 원, 고급형 MD가 535만 원이었다는 점, 당시 현대차 아반떼의 시작 가격이 758만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고가다. 자신감에 가득 찼던 대우차는 마티즈 디아트의 광고에 “이미 세계에서 ‘리틀 롤스로이스’라 격찬받은 차”라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하지만, 마티즈 디아트는 출시 후 1년도 못 채우고 단종되고 말았다. 정확한 단종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차체에 부착된 크롬 부품들로 인해 당시 경차 규격을 초과했고, 경차 혜택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한편, 오늘날에는 특별함과 소장 가치를 인정받아 중고차 시장에 올라왔다 하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당대 생산된 일반형 모델의 시세가 100만 원 안팎이지만 마티즈 디아트는 2~3배 값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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