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시장에 깊은 고심
결국엔 목표 판매량 대폭 낮췄다?
현대차가 세운 전기차 타파법은요
현대차, 이들이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기존 계획인 590만 대보다 35만 대 낮춰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대비 성능으로 무장하여 세계 시장을 공략 중인 중국차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흐름을 인정하고 자세를 조금 낮춘 모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무리하게 절대적인 판매량을 높인다기보다 하이브리드카와 SUV 비중을 끌어올리면서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부문에 집중하는, 이른바 ‘수익성 경영’ 전략으로 진로를 틀은 것이다. 또한 이렇게 벌어들인 수입으로 전기차와 수소차, 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성장 동력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흐름 읽고 ‘일보후퇴’
우선 목표 판매량 감축
19일 자동차 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중장기 경영플랜을 설정하면서, 정해진 2030년의 판매 목표 590만 대를 최근 555만 대로 축소했다. 기아는 작년에 설정한 목표치인 430만 대를 수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중장기 전략을 세우며 항상 판매 목표를 높게 잡았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사실상 현대차와 같은 미래 전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판매 대수는 각각 421만 대와 309만 대로 나타났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좋은 기세로 질주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목표가 보수적으로 바뀐 데에는 적지 않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중국차의 약진이다.
가격 경쟁력 내세운 중국
화재로 더욱 뜨거운 캐즘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들의 ‘중국차 쓰나미‘가 글로벌 시장에 범람하고 있다. 이제는 유럽, 동남아시아, 남미, 중동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중국차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9년 10.5%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17.1%까지 늘어났다. 미국을 빼고 세계 주요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만큼 중국차의 판매량 증가는 현대차와 기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청라 화재 등으로 예상보다 길어지는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둔화, 즉 캐즘도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분석된다.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지난해 1,920만 대로 잡았던 2025년 전기차 예상 판매량을 올해 들어 1,840만 대로 감소시켰다.
“어차피 전기차 시대 온다”
몸 만들며 기다리는 현대차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시기를 2030년 전후로 보고, 지금은 ‘몸을 잠시 숙여야 한다‘라고 보는 모양새다. 이와 비슷하게 업계에서도 “모든 자동차 업체가 2030년까지 고통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다양한 차종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하고, 전기차보다 저렴한 EREV도 적용하며 ‘전기차 보릿고개‘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렇다고 전기차를 마냥 내버려둘 수도 없다. 현대차는 경제형 전기차인 캐스퍼를 비롯해 대중 전기차, 제네시스 등 럭셔리 전기차, 현대 N과 제네시스 마그마 등 21개 라인업을 2030년까지 완성해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개발과 배터리 기술 등에 투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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