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카로 인한 피해 매년 잇따라
최근 5년간 교통사고 약 6만건
5년간 사상자만 9158명에 달해
이른바 ‘렉카(레커차)’로 불리는 사설 견인차와 같은 특수차량으로 인한 인명, 재산 피해가 매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차는 다른 자동차를 견인하거나 구난작업 또는 특수한 작업을 수행하기에 적합하게 제작된 자동차로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가 아닌 자동차를 말한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동안 사설 견인차 등 특수차량이 낸 교통사고는 총 59,990건으로 집계됐다. 매년 1,200건꼴로 발생하는 사고로 인한 사상자만 5년간 9,158명에 달한다.
교통사고 수습하던 도중
렉카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도
특수차 교통사고는 2019년 1,223건, 2020년 1,177건, 2021년 1,228건, 2022년 1,148건, 2023년 1,124건으로 총 5,990건이었다. 교통사고 따른 사망자도 총 184명, 부상자는 9,001명이었다. 또한 고속도로에서도 견인차 사고로 인해 최근 5년간 2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월 경기 광주시 제2중부고속도로에서는 차량 추돌로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중 1명이 견인차에 깔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통사고가 발생해 차에서 내려 확인하던 중 먼저 차량을 견인하겠다고 경쟁하며 달려오던 레커차에 밟힌 것이다.
강제 견인하는 사례 가장 많아
계약 없이 견인하는 일 빈번
렉카 경쟁이 과도해짐에 따라 지나치게 높은 요금이나 강제 견인 등 소비자 피해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자동차 견인 관련 피해 상담은 748건이었다. 이 중 계약을 제대로 맺지 않고 일단 차량을 매달아 견인부터 한 뒤 요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지난 6월에는 사고 직후 운전자가 레커차 사업자에게 “보험사에 견인을 요청했다”라고 말했는데도 막무가내로 견인한 뒤 요금 23만 원을 청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운전자는 레커차 사업자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긴박한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의사를 묻지 않거나 비용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은 채 계약 없이 견인하는 일이 빈번하다”라고 설명했다.
관련 제도, 현장서 작동 안 해
레커차 관리 규제 시급하다
레커차로 인한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도로 위 사고를 수습하는 레커차 관리 규제를 제도권 안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로교통법 80조에 따르면, 제1종 특수(구난차) 면허만 따면 레커차를 몰 수 있다. 지난 6월 기준 전국 구난차는 1만 359대이고, 견인차는 4만 356대다.
안태준 의원은 “2017년 국토교통부가 견인차 난폭운전을 막기 위해 사업주와 운전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법과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며 “견인차 속도제한, 순번제 운행, 플랫폼을 통한 콜 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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