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시행된 기아 K7 1세대
15년 만에 화재 가능성 확인
“버티다가 이제 리콜하네”
단종되기 전까지 단 한 번의 리콜 수리도 받지 않은 자동차는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다. 자동차는 수만 개의 부품이 맞물려 작동하는 복잡한 기계인 만큼 예상치 못한 고장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신차는 소프트웨어 비중이 크게 증가한 만큼 오류로 인한 고장 가능성도 상당하다.
최근 국내에서는 총합 30만여 대 규모의 리콜이 발표됐다. 대부분 2010년대 후반에서 2020년대에 출시된 차량으로 구동계, 전조등 계통 고장에 인한 안전 문제가 다수를 차지했다. 그런데 유독 한 국산차가 논란이 되고 있다. 너무 늦게 리콜을 시행했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리콜 비용을 아끼고자 시기를 늦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30만 대 중 과반이 현대, 기아
대부분 구동계, 전조등 문제
지난 17일 국토교통부는 기아, 현대차, 쉐보레, 캐딜락, 혼다 등 5개사에서 제작한 22개 차종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다. 전체 30만 7,517대 가운데 현대차는 3만 6,122대, 기아는 13만 7,553대로 현대차그룹이 과반을 차지한다. 리콜 사유는 구동계 부품 불량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 전조등 작동 오류로 인한 사고 가능성 등이 확인됐다.
리콜은 통상적으로 출시 후 몇 년 이내에 이뤄지는 편이다. 해당 기간 차량이 충분히 판매 및 운행되며 다양한 주행 상황에 노출되고, 그 과정에서 제조 결함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간혹 차량 10년 이상의 오래된 차량에서 뒤늦게 결함이 확인돼 리콜하는 경우도 있으나 드문 편이다.
2009년형 K7도 리콜 대상
HECU 내구성 부족 확인
이번 리콜 대상 차종 가운데 하나인 기아 K7 역시 이러한 사례에 속한다. 해당 차종은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생산된 1세대 모델로, 도로에 처음 나온 지 15년가량 지났다. 1세대 K7의 문제는 전자 제어 유압 장치(HECU)에 있다. 해당 부품의 내구성 부족으로 내부에 이물질이 유입, 합선과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확인됐다.
리콜 대상 차량은 2009년 11월 18일~2015년 12월 31일 생산분으로 13만 7,553대에 달한다. 이번 리콜에서 단일 차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뒤늦게 시행된 해당 모델의 리콜에 대해 날 선 반응이 쏟아졌다. 이미 결함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리콜을 미루다가 잔존 개체가 줄어든 지금에서야 시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도 무게가 실린다. 일부 소비자들은 수차례 리콜 신고를 진행했음에도 기아가 대응하지 않다가 뒤늦게 반응을 보였다는 주장이다.
“속 훤히 보이는 꼼수”
반대 의견도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그동안 그렇게 민원을 넣어도 들은 척 한 번 안 하더니 10년 뒤에야 리콜하네”. “국토부도 제정신 아니구나”. “말이 13만 대지 지금쯤 다 수출 나가고 폐차돼서 얼마 안 남았을 거 뻔하지 않냐”. “속이 훤히 보인다”. “결함을 10년 동안 숨겨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 등의 반을 남기며 공분했다.
일각에서는 반론도 쏟아졌다. 10년 뒤에라도 리콜한 게 어디냐는 것이다. 특히 이번 K7 리콜은 부품의 내구성 부족으로 인한 문제인 만큼 출시 직후에는 확인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도 공감을 얻고 있다. 한편, 보유한 차량의 리콜 대상 여부는 자동차리콜센터에서 차량 번호나 차대번호를 입력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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