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오피러스 프리미엄 LPI
차급 유일한 제조사 LPG
대형 세단 시세가 ‘400만 원’
시대를 풍미하는 차가 있다. 그중에서도 ‘회장님 차’ ‘사모님 차’ 등으로 성향 차이는 있기 마련인데, 오늘 소개할 차종은 사모님 차 및 사장님 차로 각인된 고급 대형 세단 모델이다. 서자 위치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던 차, 기아의 오피러스다. 보통 제조사에서는 일정 세그먼트를 초과하는 차종에 의도적으로 LPG 연료 옵션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제네시스에 LPG 라인업이 제공되지 않는 사실을 확인하면 알 수 있다.
이미지 소모를 막기 위한 의도적인 전략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LPG의 연료 특성상 연비를 챙기기 어렵고 G80 이상 세그먼트는 큰 차체를 가진 만큼 높은 출력이 필요한데, 그러다 보면 가솔린 대비 배기량이 필요 이상으로 커지게 되고 주력 모델이 되는 가솔린 엔진보다 배기량이 높아지는 하극상이 벌어지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피러스 LPI는 특별하다. 차급에서 유일한 제조사 순정 LPG 차량이고, 무엇보다 현재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
엄밀히 말하면 제네시스급
다이너스티 후속으로 기획
오피러스는 유선형의 차체를 가져 차급에 비해서 크기가 작아 보이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그랜저랑 비슷한 급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오피러스는 제네시스급이다. 소위 ‘하이오너’를 타깃으로 개발된 차종을 강조하려는 듯 출시 초반 TV CF에는 기사를 두고 탈 수도 있으나 직접 운전할 수도 있는 차라는 것을 세일즈 포인트로 잡았었다.
근거 없는 말은 아니다. 애초에 오피러스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현대차로 기획된 차종이다. ‘가난한 자의 벤틀리’라는 조롱을 듣는 4 등식 원형 헤드램프에 그 힌트가 숨어있는데, 바로 현대차 다이너스티의 후속 모델로 기획되었던 차를 현대차가 기아를 인수합병 하면서 엔터프라이즈의 공석을 메울 만한 플래그십 세단으로 넘겨준 경우다. 실제 예전 개발 과정 사진 중에는 현대차 마크가 삽입된 프로토타입도 있었다.
뮤 LPI 엔진 적용
엄청난 신뢰성 자랑
오피러스의 LPI 사양에 탑재된 엔진은 현대차그룹의 6기통 엔진 라인업인 ‘뮤 엔진’이다. 이 엔진은 정숙성과 부드러운 질감에 초점이 몰려있는 엔진이며, 기존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6기통 엔진 라인업인 ‘델타 엔진’을 개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뮤의 LPI 엔진이 신뢰성이 높은 이유는 비단 독자 개발이라서는 아니다. 힌트는 그랜저 XG LPI 사양에 숨어있다.
예전 그랜저 XG의 택시와 렌터카 사양에 처음 적용되어 내구성을 인정받은 ‘델타 LPI’ 엔진의 개량형이기 때문에, 많은 주행거리와 가혹 주행을 일삼는 영업용이 아닌 충분한 관리가 가능하며 영업용 대비 주행이 적은 자가용으로 운용할 때는 현시점에서도 전혀 문제없는 내구성을 자랑한다. 비슷한 형식의 엔진을 적용한 그랜저 TG의 LPI 사양에서는 간혹 태핏 소음이 나는 경우도 있는데, 오피러스의 경우 수리 예시가 많지 않다.
126,000km 적산 거리
400만 원대 시세 형성
상술한 장점이 있는 오피러스 프리미엄의 LPI 사양은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적산 거리 126,000km 매물이 400만 원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그랜저 TG보다는 상위 포지셔닝 된 차종이며, 제네시스 또는 에쿠스에 탑재된 람다 엔진은 순정 LPI 사양이 없다. 그런데 조금 더 저렴한 시세의 1세대 또는 1.5세대 에쿠스는 시그마 및 오메가 엔진 특유의 미흡한 열관리로 문제가 되어, 정숙하되 내구성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아울러 이 시대 차종의 치명적 문제인 리어 펜더 및 사이드스텝과 트레일링 암 부식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이는 기아가 플래그십 세단 모델로 오피러스를 출격하며 매우 신경 썼던 흔적이다. 차체에 부식만 없어도 성공이라는 평을 받는 동시대 차종에 비하면 매우 양호한 상태의 매물을 찾을 수 있는 만큼, 부드러운 주행감과 휘발유 대비 저렴한 유류비를 자랑하는 오피러스의 LPI는 가성비 대형 세단으로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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