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터리 쓰더니”.. 화재 터진 벤츠 전기차, 결국 “전부 접는다”

전기차 축소, 내연기관 집중
벤츠, 전동화 계획 연기한다
위기의 전기차 시장, 미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완전 전동화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벤츠는 지난 20일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전기차보다 기존의 가솔린 혹은 디젤 엔진을 탑재한 차량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특히 지난해 8월 인천 청라 아파트에서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를 장착한 벤츠 EQE 350+ 차량의 화재 사고 발생 이후 국내에선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추락한 벤츠인 만큼 이번 결정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더 주목받는다.

다만 벤츠의 이런 결정은 글로벌 시장의 반응을 의식한, EQ 시리즈의 부진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Q 시리즈의 부진은 전기차 자체의 수익성과 디자인 문제까지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벤츠의 사업 방향 전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내연기관에 집중
플랫폼도 갈아엎는다

벤츠는 2027년 말까지 내연기관 차량 19종과 전기차 17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의 전기차 운영 방침 대신, 자신들의 강점인 내연기관, 그중에서도 최고급 가격대의 고수익 차량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벤츠 CFO는 “내연기관이 전기차보다 잘 팔리는 것은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라며 벤츠가 위기에 처한 것이 전혀 아님을 강조했다.

해당 방침 변경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밴 사업부이다. 벤츠는 밴 사업부의 전 차종을 VAN.EA(Van Electric Architect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벤츠는 재정에 최대한 적은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내연기관 플랫폼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유의 디자인도 문제
벤츠, 고집 버린다

벤츠가 전기차가 아닌 내연기관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CFO의 말대로 “내연기관이 압도적으로 잘 팔려서”만은 아니다. 벤츠의 EQ 시리즈가 예상한 바와 다르게 부침을 겪고 있는 것이 주요한 이유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EQ 시리즈의 부진이 전기차 특유의 디자인에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EQ 시리즈 특유의 ‘달걀 모양’의 실루엣이 판매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벤츠도 이러한 여론을 인식했는지, EQ 시리즈의 디자인 언어를 내연기관 모델과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발매될 벤츠의 차량은 그 구동방식과 관계없이, 동일한 디자인 언어를 공유할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벤츠만 그런 것은 아냐
전기차 부흥은 허상?

전기차 부문의 축소는 벤츠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포드, 폭스바겐을 필두로 많은 브랜드가 완전 전동화 계획을 철회 혹은 연기하고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앞으로 몇 년간 전기차 신차 라인업은 축소되고, 내연기관 자동차 소식이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기차 수요의 정체와 보조금 축소 우려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들려오는 자동차 업계의 소식은 전기차 시장이 ‘국가 보조금에 좌지우지되는’ 빈약한 시장이라는 주장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과연 전기차 시장은 지금의 부침을 극복하고 독립된 시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벤츠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향후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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