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자식 도어
편리하지만 단점도 있어
방전으로 차에 갇히기도
최신 차량, 특히 전기차일수록 전자 장비의 적용 범위가 눈에 띄게 넓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기계식 구조가 당연하게 여겨졌던 부분에도 전기 회로와 모터가 들어가는데, 테슬라 차량의 경우 도어 개폐 장치가 모두 전자식이다. 기계식 레버를 당기는 형태가 아니라 버튼을 누르면 별도의 액추에이터가 문을 열어주는 방식이다.
적은 힘으로 도어를 열 수 있어 편의성이 소폭 개선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 역시 존재한다. 핵심 부품이 고장 나거나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 도어를 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이러한 문제로 인해 차에 갇혀 있다가 구출된 사례가 전해져 화제인데, 차량의 구조적 문제와 운전자의 차량 사용법 숙지 문제를 두고 네티즌 반응이 크게 엇갈린다.
폭염에 20분 동안 갇혀
유리 깨서 겨우 탈출했다
미국 방송사 ABC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Y 차주 릭 메기슨은 지난 6월 자택 차고에서 차량 배터리가 방전되어 차에서 나오지 못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전장 부품 작동을 담당하는 12V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도어 개폐를 포함한 어떤 전자 장비의 작동도 불가능한 상태로, 그는 어떻게 차에서 탈출할지 막막한 상황이었다. 당시 날씨는 외부 기온 37도가 넘는 폭염으로 장시간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열사병 등의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다.
다행히 릭은 집에 있던 자신의 여동생에게 도움을 요청해 조수석 쪽 창문을 깨고 20분 만에 겨우 탈출했다. 이후 그는 이날 있었던 일을 언론사에 제보해 인터뷰를 진행했고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돼서 문은 물론이고 창문도 내리지 못했다. 심지어 글로브 박스조차 열 수 없었다“라며 “테슬라는 이 문제에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자력으로 탈출할 수도 있었지만
존재 여부 알기 어려운 도어 핸들
하지만 그는 외부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탈출할 수도 있었다. 테슬라 모델 Y의 경우 1열 창문 개폐 스위치 앞에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수동식 도어 핸들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있었더라면 즉시 문을 열고 차에서 나올 수 있었겠지만 그는 이 방법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모델 Y 수동 도어 핸들의 디자인 및 위치도 치밀하게 숨겨진 형태로 차량 설명서를 미리 정독하지 않은 이상 그 존재를 찾아볼 수조차 없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아울러 뒷좌석의 경우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 2열 도어는 1열과 달리 수동 도어 핸들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델 Y와 3의 경우 도어 트림 하단의 고무 패드를 제거한 후 수동 개폐 부품이 자리한 플라스틱 커버를 연 다음 그 안의 케이블을 당겨야 도어를 열 수 있다. 모델 X는 뒷좌석 스피커 커버를 벗겨야 하며 모델 S는 아예 뒷좌석을 들춰야 수동 개폐 부품이 모습을 드러낸다. 차량 화재 등으로 신속히 탈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험 요소로 작용할 여지가 다분하다.
“차량 사용법 미리 숙지해야”
“요즘 누가 설명서 정독하냐”
한 업계 관계자는 “전자식 도어 래치가 작동하지 않으면 수동 개폐 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유리를 파손하는 방법 등으로 탈출할 수밖에 없다”라며 “대부분 차주가 설명서를 읽지 않기 때문에 수동 도어 핸들의 존재조차 몰라 차에 갇히는 사례가 전국에서 잊을 만하면 발생한다”라고 전했다.
현지 반응을 살펴보니 “기본적인 사용법조차 숙지하지 않고 차를 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검색해서 방법을 찾아봤더라면 굳이 유리까지 깰 필요는 없었을 텐데”, “반려견이 이렇게 갇힌 사례도 있던데 개는 무슨 죄냐”와 같이 차주를 지적하는 댓글이 적지 않았다. 반면 “쓸데없이 도어까지 전자식으로 만든 테슬라 잘못”, “수동 도어 핸들같이 중요한 부품은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해야 하는 거 아닌가?”, “솔직히 설명서 다 읽고 차 타는 사람이 얼마나 되냐“라며 차주의 상황에 공감하는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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