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 신기술
주행 거리 6km 더 확보해
40년도 더 된 기술이라고?
현대차, 테슬라 등 제조사를 가리지 않고 전기차 성능 지표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주행 가능 거리. 1회 충전으로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느냐에 따라 평판이 갈리기도 한다. 그만큼 전기차 개발 단계에서 주행 가능 거리를 몇 km라도 늘리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은 상당하다.
현대차는 최근 ‘액티브 에어 스커트(Active Air Skirt, 이하 AAS)’라는 신기술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주행 속도에 따라 차체 하부의 공기 흐름을 제어해 공력 성능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현대차는 AAS를 탑재함으로써 약 6km의 추가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사양이 이미 1980년대부터 상용화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85년 닛산이 상용화
작동 방식 큰 차이 없어
현대차 AAS는 앞 범퍼와 양쪽 앞바퀴 사이에 장착돼 평상시에는 숨겨져 있다. 그러다가 공기 저항이 커지는 80km/h에서 돌출돼 휠 주변에 발생하는 와류를 효과적으로 제어한다. 주행 속도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작동 모습이 첨단의 느낌을 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사한 사양이 존재했다.
전면부 공력 성능을 개선하는 가변형 에어로 파츠의 첫 등장은 1985년이었다. 당시 닛산이 출시한 스카이라인 7세대(R31)에는 옵션 사양으로 ‘GT 오토 스포일러‘가 제공됐다. 70km/h 이상으로 주행 시 앞 범퍼 하단에서 연장형 스플리터가 나오고 50km/h 이하로 떨어지면 다시 숨겨지는 방식이었다. 전개 속도와 수납 속도에 차이를 둔 건 특정 속도 구간에서 빈번한 작동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후 스포츠카에서 유행
주로 옵션 사양으로 제공
당시 스포츠카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던 일본에서 이러한 가변형 에어로 파츠는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스카이라인 R31에 이어 1990년에는 미쯔비시 3000 GT도 액티브 에어로가 적용됐다. 자동차 마니아 사이에서 유명한 토요타 스포츠카 수프라(A80)에는 ‘프런트 액티브 스포일러’라는 옵션이 제공됐다. 옵션 가격은 8만 엔(약 72만 원)에 달했다.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지만 해당 옵션은 장식용이 아닌 제대로 된 에어로 파츠였다. 리어 윙과 함께 고속 주행 안정감을 극대화했으며, 프런트 액티브 스포일러 하단에 위치한 한 쌍의 슬릿은 브레이크 냉각에도 도움을 줬다. 그러나 당시에는 스포츠카에 프런트 스플리터를 비롯한 에어로 파츠 튜닝이 필수와 다름없는 분위기였기에 해당 옵션의 선택률은 그리 높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AAS가 유독 작은 이유는?
타이어만 가려도 충분해
한편 현대차의 AAS는 앞서 소개한 에어로 파츠와 달리 전면부 하단을 완전히 가리지 않는다. 타이어 앞쪽만 가리기에 작동 모습을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E-GMP 플랫폼의 특수성과 연관이 있다. 플랫폼 바닥이 편평하기에 타이어 근처만 가려도 공력 성능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80년대에 이런 시스템이라니“. “휠 주변에서 생기는 와류가 상당하던데 잘 만든 듯”. “양쪽 플랩 내려오는 속도가 달라서 거슬리네”. “머드 가드를 왜 앞에다 달았나 했더니 용도가 달랐구나”. “좋은 시도지만 옛날에 나온 기술이라 자랑하기엔 식상하지 않나”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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