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는 크로스오버
미니밴+쿠페도 있었다?
재조명받는 르노 ‘이 차’
SUV의 장기적인 유행에 이어 크로스오버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두 장르를 혼합한 차종을 뜻하는 크로스오버는 단순히 새로운 스타일을 넘어 각각의 장점을 혼합해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는 목적도 있다.
SUV에 늘씬한 루프 라인을 더한 쿠페형 SUV가 대표적이다. 최근 공개된 기아 K4는 세단과 SUV를 합친 크로스오버다. 그런데 미니밴+쿠페가 있다면 어떨까? 상상조차 안 가는 조합이지만 시도한 사례가 있다.
2001년 출시된 아반타임
미니밴이지만 도어 2개
그 주인공은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가 2001년 출시한 ‘아반타임(Avantime)’이다. 실용성이 생명인 미니밴 모델에 도어를 2개만 단 걸로도 모자라 뒷모습은 슈팅 브레이크 스타일로 마감했다. 아반타임이 공개됐을 당시 업계 반응은 그야말로 충격에 휩싸였다고 해도 과할 게 없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쿠페형 MPV가 등장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1998년 르노는 자사 라인업에 고급 대형 쿠페를 추가하길 원했다. 르노 에스파스를 타던 일가족의 자녀들이 독립한 후에도 르노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유지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고심 끝에 왜건과 2+2 쿠페, 슈팅 브레이크의 요소를 한데 혼합한 결과물이 아반타임이었다.
과감히 삭제된 B 필러
특별한 전용 도어 탑재
이 차의 놀라운 부분이 한 가지 더 있다. 쿠페 스타일을 구현하고자 B 필러까지 과감히 삭제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시원한 개방감을 제공했으며, 흔히들 우려하는 안전성 문제는 도어 설계를 강화해 기준을 충족했다고 한다. 또한 뒷좌석 접근 편의를 위해 도어 힌지는 이중 구조로 적용됐다.
문이 열리면서 앞으로 약간 밀려나 승하차 공간을 확보하는 원리였다.
여기에 1열 시트가 접히면 해당 방향의 창문이 완전히 내려가는 등 뒷문의 부재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파워트레인은 2.0L 4기통 가솔린 터보와 2.2L 4기통 디젤, 최고 출력 207마력의 3.0L V6 가솔린 엔진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됐다. 변속기는 6단 수동변속기 및 5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판매 실적은 처참했다
2년간 8,557대 기록돼
하지만 혁신적인 시도에는 큰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아반타임의 판매량은 당시 르노 라인업 전체를 통틀어 가장 부진한 편이었다고 한다. 나중에 상위 모델인 벨 사티스가 등장하며 팀킬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다. 결국 아반타임은 2년 동안 총 8,557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비록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크로스오버 장르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현시점에서 종종 재평가를 받곤 한다. 독특한 스타일로 인해 정통 미니밴 대비 불편이 따르긴 했으나 혁신적인 설계로 일부 극복해 낸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언젠가 쿠페형 미니밴이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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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신화
그당시 이차를 산사람들은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가던 사람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