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브랜드 벤틀리
‘뮬리너’가 먹여 살렸다
평균 옵션 비용이 무려..
롤스로이스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럭시리카 브랜드 벤틀리.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델 중 가장 저렴(?)한 컨티넨탈 V8 S 쿠페의 경우 3억 2,890만 원의 가격표가 붙는다. 하지만 이는 어떤 옵션도 추가하지 않은 ‘깡통 사양’ 가격이다.
벤틀리 구매자 중 옵션 없이 출고하는 고객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오히려 세상에 하나뿐인 차를 원하는 이들이 상당수인데, 벤틀리는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 원하는 대로 차량을 만들어주는 비스포크(맞춤 제작)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옵션을 이용할 경우 어느 정도의 추가 금액이 붙을까?
근본 있는 맞춤 제작 실력
지난 몇 년간 급성장 기록
벤틀리는 비스포크 자동차 분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다. 벤틀리의 맞춤 제작 프로그램 ‘뮬리너(Mulliner)’는 자동차 산업 초창기 코치빌더 시절의 이름을 따왔다. 뮬리너는 자동차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시절은 물론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에도 있었다. 그때는 마차의 승차 공간을 주문 제작했다고 한다.
뮬리너가 현대적인 개념의 맞춤 제작 부서로 거듭난 건 지난 2014년부터다. 실내외 색상부터 내부 소재, 디자인 등 어지간한 주문은 모두 가능할 정도의 자유도를 자랑하며, 그 경우의 수가 460억 가지에 달한다.
지금까지 7년 동안 뮬리너를 거친 벤틀리 차량은 1천여 대로, 그중 절반은 2022년 한 해에 제작됐다.
작년에는 전년 대비 43%의 증가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옵션값 평균 5,764만 원
판매량 줄어도 수익 늘어
애드리안 홀마크(Adrian Hallmark) 벤틀리 전 CEO는 이를 두고 “기하급수적인 성장”이라고 말했다.
작년 벤틀리의 전 세계 판매량은 전년도 대비 감소했으나 수익성이 오히려 높아졌고 그 중심에는 뮬리너가 있었다. 그는 “지난 2000년과 비교했을 때 연수익이 3~4배가량 늘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작년 벤틀리를 구입한 고객 중 뮬리너 프로그램을 이용한 이들은 70% 이상을 차지했다. 뮬리너 프로그램으로 차량을 주문하며 차량 기본 가격 외에 지불한 추가 비용은 평균 4만 3천 달러에 달했다. 우리 돈으로 약 5,764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현대차 그랜저 풀옵션 가격을 커스텀 옵션에 사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전망은 불안한 상황
불황에 라인업 노후화까지
하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신 블룸버그에 따르면 벤틀리 핵심 시장 중 하나인 중국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시장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 불안한 경제 전망 등의 이유로 고가 수입차 수요가 감소세에 있다.
아울러 당장 마땅한 신모델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벤틀리의 상시 판매 모델은 플라잉스퍼, 벤테이가, 컨티넨탈 등 3종뿐이다. 그마저도 심각한 모델 노후화를 겪고 있다. 플라잉스퍼는 2019년, 컨티넨탈은 2017년 풀체인지를 거쳤으며, 벤테이가는 2020년 페이스리프트 후 4년째 판매 중이다. 브랜드 첫 전기차 출시 시기도 1년 미뤄져 2026년에나 선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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