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 수리비 산정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좋은 디자인과 나쁜 수리비

‘왕이 되려는 자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내 눈에 예쁘고 멋지고 좋은 것은 누가 봐도 그러므로 시장에 판매되는 재화의 가격이 이해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큰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닌데, 최신 차종의 디자인과 옵션을 고려해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최근 뜨겁다 못해 다 탈것 같은 감자, 팰리세이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팰리세이드는 최근 풀체인지가 공개되며 인상적인 전면부 디자인이 호평을 끌어냈다. 대형 SUV 세그먼트에 걸맞게 웅장한 형태로 디자인된 주간 주행등과 그 옆에 있는 듯 없는 듯 위치한 헤드램프가 마치 레인지로버의 디자인을 보는 것 같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이런 호평은 사고 시에 자충수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험개발원 신차 보상 실무자료를 통해 전해진 소식이다.
전면부 충돌 시험 진행
공임 제외 300만 원대
참고로 보험개발원에서 진행하는 전면부 충돌 시험은 안전에 관한 테스트는 아니다. 자동차 사고 시 처리 기준 및 금액 등을 산정하기 위해 사고 상황을 상정한 테스트인데, 당연하게도 높은 속도로 자동차를 충돌시키는 테스트가 아닌 만큼 낮은 속도로 경미한 손상을 만든다. 실제 육안상 전면부의 큰 손상 없이 전편 펜더 클래딩 정도만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심지어 운전석 측만 추돌시켰는데도 교환이 필요한 부품 총금액이 300만 원을 훌쩍 넘어가는 것으로 산정되었기 때문이다. 최고 370만 원에 달하는 부품을 교환해야 하는 것으로 산정되었는데, 이는 공임과 판금 비용을 제외한 부품 가격이기 때문에 공임과 판금 비용이 추가된다면 상당한 금액이 예상된다. 심지어 전면부가 모두 파손될 경우는 족히 1.5배 이상의 수리비가 예상된다.
하나로 이어진 주간 주행등
수 없이 배치된 센서의 압박
최근 현대차의 ‘심리스 호라이즌’ 디자인 언어는 전면부를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주간 주행등이 압권이다. 기아도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전개하며 매우 독특한 헤드램프의 형상을 갖추고 있고,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및 KGM의 액티언 등 차종이 모두 최신 디자인 추세에 맞게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주간 주행등이 모두 맞물린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멋진 디자인이 더 높은 수리비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최신 디자인 추세가 마치 유기체처럼 매끈하고 하나로 이어진 추세이기 때문에 제조사에서는 되도록 부품을 소위 ‘어셈블리’로 설계한다. 부품이 나눠지는 파팅라인 없이 하나로 쭉 이어진 설계는 소비자로선 수리비를 고민하게 만든다. 아울러 주행 보조 장치를 위해 수 없이 배치된 센서 역시 수리비 상승 요인이다.
하단으로 이동하는 헤드램프
보험 처리 진행 할증 가능성
아울러 전반적인 추세가 주간 주행등을 상단에 배치하고 헤드램프를 아래로 내리거나 얇게 만들어 날렵한 디자인을 과시하는 추세인 만큼 전면부 사고가 발생하면 거의 헤드램프는 필수적으로 교환해야 하는 부품이 되었다. 사고 정도에 따라 예전에는 범퍼만 교환하면 문제가 없던 것들이 최근엔 헤드램프와 그 안에 내장된 센서와 센서 브래킷 등 교환 품목이 많아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동차 보험을 들 때, 대물 한도 3억 이상을 들고 할증 한도를 200만 원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풍문이 있다. 그런데 전면부 일부를 수리하는 부품 비용만 이미 300만 원을 넘어간다면 자차로 수리할 때 운전자의 보험료가, 타 차 보험으로 수리할 때 가해자의 보험료가 인상되는 매우 주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멋진 디자인도 좋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에 소비자의 보험료 상승은 지갑과 통장을 가볍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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