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GT / 스탠다드
시작 가격 낮췄다
아이오닉 9보다 저렴하다?
현대차그룹 내부에 있는 브랜드를 크게 나누면 현대차, 제네시스, 기아 이렇게 세 브랜드가 있다. 최근 판매량을 보면 기아가 순위권을 모두 석권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기아는 ‘서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있다. 항간에는 제네시스와 같은 ‘에센시스/에센시아’ 브랜드를 내보내려 했지만, 취소되었다는 소문도 있다. 실제로 기아의 플래그십인 K9 2세대의 테스트카는 스팅어와 같은 엠블렘을 장착하고 있는데, 그것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흔적이라는 설이다.
실제 차주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동급이라는 가정하에 기아 모델의 상품성도 좋지만, 현대차에 밀린 비운의 명차가 많다는 평가도 있다. 이랬던 기아가 현대차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아이오닉 9의 기본형 모델이 동급의 EV9보다 저렴하게 출시된 것이 화제를 모았는데, 기아 역시 EV9의 고성능 GT 모델과 아이오닉 9보다 저렴한 스탠다드 모델을 출시했다.
6,412만 원의 스탠다드
허점은 따로 있었다?
이번에 출시된 기아 EV9 스탠다드 기본 트림인 에어는 6,400만 원대의 가격으로 책정되었다. 세제 혜택 후 기본 트림의 판매가격이 6,700만 원대인 아이오닉 9 대비해서 약 300만 원가량 저렴해 최근 아이오닉 9의 가격 공개 이후 여론의 움직임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사양 비교는 당연히 해봐야 하겠지만, 우선 동급의 차종 중 어떤 차종의 시작 가격이 더 저렴한가는 선택 가능성을 높이는 좋은 무기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허점은 따로 있었다. 전 라인업이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한 아이오닉 9과 달리, EV9의 스탠다드 모델은 롱레인지 모델 대비 약간 축소되어 현대차 ST1과 같은 76.1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완충 시 주행거리가 줄어들었다. 발표된 EV9 스탠다드의 주행거리는 374km로 알려져, 1회 완충 주행거리가 복합 530km대로 출시된 아이오닉 9 대비 열세다. 롱레인지 모델도 99.8kWh 배터리를 탑재해 아이오닉 9보다 적은 주행거리를 보여준다.
간단한 사양 비교해 보면
각각 장단점 존재한다?
두 차종은 같은 자동차 그룹에서 출시된 동일 세그먼트의 전기 SUV인 만큼, 기본적인 구성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상세한 부분은 다르다. 각각 최저가 트림에 옵션을 추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계산해 보면, 아이오닉 9은 현대 AI 어시스턴트, 110.3kWh 배터리, 스마트 테일게이트가 EV9 에어 스탠다드 트림 대비 우세하다.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 플랩은 아이오닉 9만의 특징적인 기능이다.
기아 EV9 에어 스탠다드 트림은 스마트 테일게이트가 컨비니언스 팩 옵션을 선택해야 적용된다. 다만 아이오닉 9 대비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가 기본 제공되고 전/측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기능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것이 아이오닉 9 대비 우세하다. 단, 스마트 주차 보조 2와 전/측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기능은 기아 커넥트 스토어에서 활성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아이오닉 9도 스토어형 옵션이 존재해 EV9의 열세라고 보긴 어렵다.
고성능 GT 모델도 출시
다만 성능이 조금 아쉽다
이번에 EV9의 스탠다드 모델과 함께 고성능 GT 모델도 함께 출시되었다. 세제 혜택 후 8,849만 원의 가격이 책정되었으며, 기아의 발표에 의하면 최고 출력 509마력 (374kW) 최고속도 시속 220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 4.5초를 기록하며, 주행 가능 거리는 복합 408km로 알려졌다. EV9 GT 전용 21인치 휠과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E-LSD를 적용했다.
성능에 약간의 아쉬움은 남는다. 세그먼트가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동생 격인 EV6 GT가 시장에 처음 등장하던 당시의 임팩트가 너무 강한 탓으로 보인다. 다만 관점에 따라 시속 250km 이상의 초고성능 대형 SUV를 기대한 소비자라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를 기본 적용한 점에서 여유로운 출력을 가진 장거리 여행용 자동차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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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가격이 수입차 뺨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