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도장 벗겨짐 문제
수리비 천만 원 이상인데
대응에 소비자들 ‘분통’

일부 현대차, 기아의 차량 도장이 벗겨지는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외신에 따르면 특히 흰색 차량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이 문제는 미국, 캐나다,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여러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현상은 전형적인 박리 현상으로 한 층의 도장이 다른 층에서 분리되는 문제다. 자동차 도장은 일반적으로 전기 코팅, 프라이머, 베이스, 클리어 코트의 네 가지 코팅으로 구성된다. 코팅이 잘못된 배합으로 사용되거나 올바르게 적용되지 않으면 층간 분리가 발생해 도장이 벗겨지거나 기포가 생기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도장 단순히 벗겨진 수준 아냐
미국 현대차, 보증 기간 연장
캐나다 온타리오주 앵거스 지역의 일부 현대차 소유주들은 흰색 소나타 2.0T 모델 2015년형과 2016년형에 도장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 작은 흠집으로 시작해 어느 날 세차 후 도장이 큰 조각으로 벗겨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대차 캐나다 측은 이런 도장 박리 현상이 ‘극히 드물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캐나다의 보증 프로그램에 따르면 도장은 3년·6만km 까지만 보증되며 이후 발생하는 문제는 소비자 부담이다. 반면 미국의 현대차는 2017년과 2018년 생산된 특정 엘란트라(아반떼), 쏘나타, 싼타페 스포츠 모델 중 흰색 도장 벗겨짐이나 기포 현상을 보이는 모델에 대해 보증 기간을 연장했다. 이 문제는 주로 보닛이나 펜더, 루프 주변에서 발생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캐나다 측도 보증 연장 그러나…
대상 포함 안 되는 소비자 넘쳐나
캐나다 현대차는 특정 생산 기간 내에 판매된 모델에 대해 미국과 동일하게 보증기간을 연장했다. 그러나 캐나다의 일부 소비자들이 보증 연장 대상에서 제외돼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 되는 상황이다. 한 캐나다의 소비자도 보증 연장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 캐나다 고객 지원팀에 연락했을 때 대리점을 소개받았으나 그 누구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자동차 도장 내구성 분석 전문 기업의 한 엔지니어에 따르면 백색 차량의 도장 박리 현상에 대해 연구했으며, 문제의 원인은 도장 적용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엔지니어는 차량의 도장은 최소 10년에서 최대 15년까지 지속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업계에서는 도장 박리 현상은 벗겨지는 부분뿐만 아니라 차량 전체를 처리해야 하므로 재료와 인건비에 따라 8천~1만 달러(한화 약 1,144~1,430만 원)가 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퀘벡에서 결국 집단 소송 제기
이대로 끝? 추가 대응 가능성은
이러한 문제는 호주에서도 발생했다. 한 호주의 현대차 소비자는 “도장 수리를 받으려다 좌절감을 느꼈으며 소비자로서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한 퀘벡에서 집단 소송을 추진 중인 로펌은 수백 명의 사람들이 같은 문제로 연락해 왔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도장 문제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의 소비자가 모여 소셜미디어 그룹이 형성되는 등 현대차와 소비자 모두 설상가상으로 난감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게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 상황이 현대차에게 악재로 다가온 것은 분명하다. 조금 늦은 감은 없잖아 있으나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과 추가 후속 조치를 통해 이미지와 신뢰도 회복에 힘이 들어갈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