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나온 대우 에스페로
곡선미를 강조한 미래적 디자인
그러나 시대를 너무 앞섰나

1990년, 대우자동차는 기존 국산차 시장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디자인의 세단을 선보였다. 바로 ‘에스페로(Espero)’다. 당시 직선 위주의 디자인이 주를 이루던 국산차 시장에서 에스페로는 곡선미를 강조한 미래지향적인 스타일을 내세웠다. 그러나 너무 앞서간 디자인과 소비자들의 낮은 이해도로 인해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최근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올드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에스페로 또한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과연 에스페로는 당시 어떤 평가를 받았으며, 오늘날의 관점에서 어떤 가치를 지닐까?


당시로서는 파격적 디자인
그러나 시장 반응은 미지근
에스페로는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인 업체 ‘베르토네(Bertone)’가 디자인을 담당한 모델이다. 직선과 각이 강조되던 국산차들과 달리, 유려한 곡선을 살린 에스페로의 패스트백 스타일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시도였다. 일반적인 3박스 형태(엔진룸-실내-트렁크)에서 벗어나 쿠페와 해치백을 혼합한 듯한 실루엣은 공기역학적 성능 향상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보수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었다. 전통적인 세단 스타일을 선호했던 시장에서 에스페로의 혁신적인 디자인은 오히려 생소하게 다가왔다. 차량의 스타일링이 수입차 못지않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페로는 유럽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끌었다. 대우자동차는 당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했고, 에스페로는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되었다. 특히, 디자인 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국산차 중 가장 세련된 모델’이라는 평가도 존재했다.

성능은 평범했지만
승차감은 준수했다
에스페로는 연식에 따라 1.5L SOHC, 1.5L DOHC, 1.8L SOHC, 2.0 MPFi 엔진을 장착하고 최고출력 100~115마력을 발휘했다. 당시 동급 경쟁 모델인 현대차 엘란트라와 기아 세피아에 비해 성능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DOHC 엔진의 경우 당시 국산차 시장에서는 비교적 고성능 엔진으로 평가받았으며, 부드러운 주행감을 제공했다.
승차감도 나쁘지 않았다. 서스펜션 세팅이 비교적 부드러워 장거리 주행에서의 편안함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조향 감각이 다소 둔하다는 평가도 있었으며, 가벼운 차체로 인해 고속 안정성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또한, 차체 강성이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네티즌 반응을 살펴보면, “디자인은 정말 멋졌지만, 유지보수가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희소성이 높은 모델이기 때문에, 일부 올드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부품 수급이 어렵고,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지적된다. 결국 에스페로는 대우차의 디자인 혁신을 상징하는 모델로 남았지만, 시장에서의 성공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일부 클래식카 마니아들에게는 독특한 스타일과 시대를 앞선 디자인으로 인해 재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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