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서툰 장롱 면허 보유자
운전 연수 선택하는 경우 많아
이 때 조심해야 하는 ‘한 가지’
최근 주행이 서툰 ‘장롱면허’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방문 도로 연수 학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운전전문학원 수강료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원하는 장소에서 교육받을 수 있고, 자차를 운행할 수 있는 이유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불법 업체들이다. 하지만 서울 시내 운전 전문 학원 강습료에 비해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고객을 모으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무자격자의 연수생 모집 및 알선 행위가 만연한 데 이어 갈수록 음성화·조직화 추세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서울 금천경찰서는 무자격 강사 100명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며 온라인에서 도로 연수생을 알선하는 방식으로 4년간 1억 6000만 원의 범죄수익을 올린 총책을 구속하는 등 관련자 69명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위급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
사고 시 책임은 고객이 감당
불법 도로 연수 업체들은 정식 조건을 갖추지 않았다 보니 실제 교육 시에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연수용 전문 차량의 경우 조수석 하단에 보조 브레이크를 갖추고 있지만, 자차를 이용하는 방문 운전 연수의 경우 위험 상황이 발생할 시 급제동을 할 수 없다.
사고 시 연수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연수자를 위한 자동차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사고 시 제대로 된 보험 처리를 받을 수 없다. 일부 업체들은 자동차 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업체 사이트에 홍보 문구를 띄웠지만, 교육생용 전문 보험이 아닌 일반 자동차 보험인 경우가 대다수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커져가는 불법 연수에
경찰도 팔 걷어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운전전문학원은 교육생이 교육 중 과실로 생긴 사고에 대해 손해를 전액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라며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다고 광고하는 일부 업체들도 있지만, 연수생용 전용 보험이 아닌 일반 자동차보험에 운전자 범위를 제한 없이 변경하는 단기 운전자 특약을 추가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불법 도로 연수가 성행하자 대대적인 근절 대책 수립에 나선 상황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4일부터 5월31일까지 3개월간 불법 도로 연수를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총책을 대상으로 특별 단속을 이어가기로 했다.
사건 초래한 이유 따지니
지목된 ‘운전면허 간소화’
운전전문학원 업계는 운전면허 취득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011년부터 운전면허 시험이 간소화되고 의무교육 시간이 60시간에서 13시간으로 대폭 줄면서 면허 취득 후에도 운전에 어려움을 느끼는 초보 운전자들이 대거 늘었다는 것이다. 의무 교육 시간에서 학과 교육 3시간을 제외하면 장내와 도로에서 실제로 자동차를 몰 수 있는 시간은 10시간에 불과하다.
안주석 전국자동차운전전문학원연합회 사무총장은 “불법 업체들이 성행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운전 연수 시간이 10시간으로 줄었기 때문“이라며 “10시간을 배워서 운전할 수 없다 보니 면허를 따고 나서도 도로 연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면허 취득 기준을 이전처럼 강화하지 않는 한 불법 도로 연수를 근절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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