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의문의 시설물
알고 보면 그 정체 놀라워
‘긴급제동시설’의 역할은?
강원도 미시령동서관통도로 영동측 하행선 내리막길에는 의문의 경사로가 있다. 쭉 이어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길이 뚝 끊겨서 그대로 가다 간, 그대로 날아가버릴 것 같은 경사로가 떡하니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눈 덮인 경사로를 빠르게 내려가 점프하는 설상 스포츠인 스키점프의 점프대가 아니냐며 농담 섞인 질문도 나오는 이곳은 무슨 이유로 만들어진 것일까? 정말로 겨울을 대비한 스키점프대인 것일까?
그 해답은 조금만 가까이 가면 알 수 있다. 노면에 ‘긴급제동시설’ 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기 때문이다. 긴급제동 시설이란 자동차가 주행 중에 제동 장치가 고장날 경우, 자동차의 도로 이탈과 충돌사고를 방지하고 차량과 차량에 탑승한 승객에게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통 안전 시설이다. 긴급제동시설은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자동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안전측선’이라고 해서 열차의 사고를 방지하려는 장치도 있다.
차량은 부서지지만
생명은 지킬 수 있어
긴급제동시설은 말 그대로 빠르게 제동을 시키지 않으면 큰 사고 이어질 수 있는 장소에 설치된다. 주로 고속도로나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에 주로 설치되며, 긴급제동시설 내 전 구간은 주정차 금지구역이다. 만약 정말로 제동 장치에 문제가 생겨 긴급제동시설로 들어가게 된다면 차량은 큰 제동력을 받아서 차체가 찌그러지게 되는데, 미시령에 있는 것과 같은 경사로형 제동 시설은 차량이 다시 뒤로 내려가기 때문에 차량은 폐차해야 한다. 다만 차량에 탑승한 운전자, 동승자, 다른 차량을 지킬 수 있기에 존재 가치가 있는 중요한 시설이다.
브레이크 고장으로 인한 사고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산이 많은 나라에서는 도로가 산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지고 경사가 높기 때문에 한 번 사고가 일어나면 차량은 물론 운전자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에 긴급제동시설은 운전자들에게 있어서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급발진 사고나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면 이 시설을 찾아보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여러 종류가 있어
해외는 모습이 달라
긴급제동시설은 차량의 속도를 감속시키고 정차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감속시키는 원리는 조금씩 다르다. 처음 등장한 강원도 미시령에 있는 것처럼 큰 경사각을 통해 제동시설에 진입한 차량을 멈추게 하는 ‘중력식 제동시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는 여러 종류의 긴급제동시설이 존재한다. 가장 효과적이고 설치 비용이 저렴한 ‘모래더미 제동시설’은 탈출 도로에 모래를 가득 채워 진입한 차량이 감속할 수 있도록 한다. 좁은 구간에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심지처럼 일반적인 긴급제동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기계식 제동시설’을 이용한다.
주로 해외에 설치되어 있는데 스테인리스 스틸을 포함한 그물로 차량을 붙들어 속도를 줄인다. 국내에는 이와 비슷한 ‘가드레일형 제동시설’이 있다. 가드레일에 롤러와 코일스프링을 합쳐진 모습인데 롤러 하나당 최대 550kg의 힘으로 차량을 감속시킬 수 있다. 특유의 유연성을 통해 차량과 운전자에게 큰 충격을 주지 않고 정차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려의 반응도 있지만
확실한 효과가 있어
혹자는 너무 속도가 빨라서 긴급제동시설을 이용하더라도 속도가 줄지 않아서 오히려 차량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어떡하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한다. 가속을 받은 차량은 엄청난 속도일 것이고, 혹여나 그 차량이 대형 화물트럭이라면 그 무게도 상당해 어지간해서는 멈추기 힘들어 보이기에 그런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주변 상황의 고려 없이 지어진 긴급제동시설로 인해 제대로 감속하지 못해 사고가 커진 경우가 있지만 제대로 지어진 긴급제동시설은 많은 생명을 구해왔다. 한 트럭은 미시령터널을 통과해 톨게이트로 내려오면서 브레이크 고장으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긴급제동시설로 진입해서 가까스로 멈춰 선 적도 있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실험을 해보니 긴급제동시설에 들어간 차량의 추돌 사고 위험은 일반 도로에서보다 25%나 줄어들 정도로 매우 효과적이다. 그렇지만 많은 짐을 적재한 화물차나 버스 등은 반드시 이 구간에서 저단기어로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면서 운행해야만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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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도싱에 급발진시 사용할수있게 설치시급
꼭필요한 시설물이죠
동네질주
동네만 운전한사람들은 저거 모릅니다
저게 뭔지도 모르고 운전한다면 운전대 놔야지
보람
제동장치 모래가 좋다는 여론도 있는데 자갈로 하는것이 더 좋다 자갈로 언덕을 여러개 만들어도 제동 충분하다 그런시설 만들정도의 도로에서 가속할 사람도 없을것이고 최대한 서행할것임 그래서 모래보다는 자갈로하는게 이익이다 모래는 차량이 가속도가 붙는다면 자갈보다 더 밀려나갈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