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에서 원형으로 변화
핸들의 변신은 무죄라고?
유죄가 된 핸들 2종 소개
운전하다 보면 필수로 잡아야만 하는 핸들, 이 핸들은 자동차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함께 진화해 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핸들은 원 형태지만 사실 최초의 핸들은 수직의 막대 형태로 틸러(Tiller)라고 불렀다. 최초의 자동차인 벤츠 모터바겐에 달려있었다. 원형 스티어링 휠은 이후 1894년에 개발되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또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재는 나무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뀌었고, 클랙슨, 에어백 등이 각종 기능이 핸들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최초 발명 시 고려되었던 완벽에 가까운 원형 디자인은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해 왔다. 아니, 유지되는 줄 알았지만 조금씩 변화했다. 변화는 항상 좋은 쪽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역대 최악의 핸들 디자인 2종을 알아보자.
테슬라의 요크 핸들
끔찍한 핸들링 경험
첫 번째는 테슬라의 핸들이다. 테슬라는 2021년에 테슬라 모델 S와 함께 ‘요크 핸들’을 선보였다. 요크 핸들은 주행용 차량이나 항공기 등에서 주행 방향을 세심하게 제어하는 핸들의 일종이다. 일반적인 핸들처럼 원형이 아닌 ‘Y’자 형태의 핸들을 공개해 차량의 조작성과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려는 시도를 보였지만 “최악이다”라는 끔찍한 혹평을 받았었다.
요크 핸들을 사용할 때 손이 훨씬 더 미끄러지기 쉽다는 평이 많았다. 또한 핸들의 윗부분이 없다 보니 자연스레 아랫부분을 잡아야 하는데 아래 디자인이 사각형이라 사용이 불편하다는 평과 방향 전환 시 모서리를 잡게 되거나 아무것도 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평이 있었다. 결국 테슬라는 신규 구매자들에게 원형 핸들 옵션도 제공하는 것으로 정책을 꿨으며, 아예 기본 옵션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폭스바겐의 터치 핸들
자꾸 다른 게 눌린다고
두 번째는 폭스바겐의 핸들이다. 2020년 신형 골프 GTI를 공개하면서 ‘터치 핸들’을 공개했다. 물론 입체적인 핸들 대신 터치스크린 속에 핸들을 집어넣은 것은 아니고 핸들의 부가 기능을 제공하던 물리적 버튼 대신 감응식 버튼을 이용한 것이었다. 시동이 꺼지면 깔끔한 모습, 시동을 켜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생각이었으나 불편했다. 생각보다 너무 불편했던 것이다.
감응식 버튼의 민감도가 이상해서 방향 전환을 하려 핸들을 돌리면 자꾸 버튼이 눌려 오작동하고 가끔 버튼의 반응 속도가 느려서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다는 평이 많았다. 또 버튼의 배치에 문제가 있어 운전 중 실수로 눌리는 버튼이 많았다는 평도 있었다. 요크 핸들과는 반대로 잘 작동하며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평도 있어 의견이 갈렸다.
핸들은 방향 전환 용도
용도를 벗어나면 실패
최악의 평을 받았던 핸들 2동을 알아보았다. 이 두 핸들이 정말로 ‘최악’이었는가를 생각해 보면 그렇지는 않다. 다만, 우리가 핸들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클랙슨이며 에어백이며 중요한 기능들이 많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방향을 바꾸는 데 있다. 차량의 이동 방향을 바꾸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는 것이 핸들인데, 방향을 바꿀 때 불편을 감수해야 하니 이런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핸들은 어떡하면 방향을 좀 더 쉽고 편하게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의식 속에서 진화해 왔다. 스틱에서 원형으로, 사람의 힘에서 기계의 힘으로. 점점 기능들이 추가되는 것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운전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그 기능, 디자인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역사가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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