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계속 이어지며
겨울을 맞은 중고차 시장
판매량 5위 중 3개가 ‘경차’
여전히 무더운 날씨지만, 중고차 시장에는 벌써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다. 7월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되살아나는 듯했으나,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낮은 월별 판매량을 8월에 기록한 것. 이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승용차 모델 5위 안에 경차가 셋이나 포함되어 눈길을 끌었다.
고금리와 불경기의 영향으로 닫힌 지갑이 중고차 시장에서도 쉽사리 열리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경제적인 이점을 가진 경차가 그나마 인기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는 지난달 중고차 실거래 대수와 관련된 통계 자료를 발표하며, 중고차 시장의 처참한 성적표를 전했다.
어딜 봐도 처참한 성적표
비중 높아진 경차 ‘눈길’
8월의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18만 9,043대로 지난 7월 20만 1,597대의 판매량보다 11.2% 줄었다. 또한 작년 동월과 대비해도 6.2% 감소한 모습이다. 트럭이나 승합차 등 영업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사용차의 경우에는 내리막의 기울기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상용차 판매 대수는 지난달 2만 8,792대를 기록하며 7월 3만 3,862대의 판매량에 비해 15%, 1년 전에 비해 14.5% 감소했다.
불황이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영업용 차량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망설이거나, 등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많이 팔린 중고차 중 경차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국산 승용차 가운데 판매 1위는 기아의 모닝으로, 3,832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위와 4위도 각각 쉐보레 스파크, 기아 뉴 레이였다.
수입차 부문에서는 반대
캐즘에 신음하는 전기차
이에 반해 중고 수입 승용차 부문에서는 고가 모델이 살아남았다. 수입 승용차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 1위부터 3위는 각각 벤츠의 E클래스 10세대(2,085대), BMW 5시리즈 7세대(1,066대), BMW 5시리즈 6세대(990대)로 나타났다. 양극화 현상이 중고차 시장에서도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달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생긴 화재의 여파가 중고차 시장에도 닿았다. 전기차의 판매 감소세가 높게 나타난 것. 8월 사용 연료별 실거래 대수 통계를 살펴보면, 전기차는 3,003대 팔리며 지난달 3,529대의 판매량 보다 약 15% 감소한 모습이다.
불경기 이어지는데
중고차 시장 괜찮나
이는 꾸준히 수요가 줄고 있는 경유 차량의 감소율인 12%보다 더 높은 수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전년 동기 753대의 판매량과 대비하면 33.5% 증가율을 보인다는 것이다. 전기 중고차 시장에서는 테슬라 모델3가 45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즉 전기차 캐즘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가운데는 현대차의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619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최다 판매 타이틀을 가져갔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은 지금 시기부터 연말까지를 성수기로 잡는데, 지난달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라며, “고금리 장기화와 지속되는 불경기 등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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