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전기차 ‘한물’ 갔다
이젠 고급 전기차 시대
슈퍼카 브랜드도 나섰다
고급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거친 배기음과 엔진 소리로 내연차 시대를 상징했던 스포츠카·럭셔리카 업체들이 앞다투어 전기차를 출시하고, 대중적인 완성차 브랜드도 자사의 플래그십(대표)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캐즘의 장기화와 경기 침체에도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친환경차 전환이란 세계적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 분석하고 고급 전기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포르쉐는 지난 8월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의 부분 변경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2020년 출시된 포르쉐의 첫 전기차로, 첫 부분 변경이 이뤄졌다. 기본 모델 가격이 1억 2,990만 원부터 시작하며, 성능이 크게 개선되어 눈길을 끈다. 기본 모델 기준 제로백이 4.8초로, 이전보다 0.6초 줄었다. 더 높은 성능을 지닌 ‘타이칸 터보S’는 제로백이 이전보다 0.4초 줄어든 2.4초로 나타났다.
포르쉐와 마세라티의
‘슈퍼카란 이런 것이다’
또, 신형 타이칸은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최대 500km에 달한다. 기존 303km 대비 65% 안팎 늘어난 수치다. 배터리 용량을 늘렸고, 후륜 모터 무게를 기존보다 10kg가량 가볍게 제작해 주행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배터리 용량은 늘었지만,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더욱 줄였다. 불과 18분 정도만 지나면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외부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줄인 덕분에 충전 시간이 ‘반토막’으로 줄었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인 마세라티는 지난달 16일 국내에서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 공개에 나선 바 있다. 마세라티의 첫 전기차로, 한 번 충전해 최대 50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105kWh 배터리를 탑재, 최고 출력 410kW, 최고 시속 220km를 과시한다. 같은 모델 내연차 대비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폴고레는 ‘번개’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전기차에서도 마세라티 특유의 퍼포먼스와 성능, 사운드 등 매력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아우디 등 범용브랜드도
고급 전기차 시장 ‘기웃’
중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오던 완성차 업체들도 최근 플래그십 전기차를 선보이며 고급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저가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심화시키는 가운데, 거꾸로 고급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 수익을 내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아우디는 지난 6월 대형 전기 SUV ‘Q8 e-트론’을 출시했다. 아우디의 첫 전기차였던 SUV ‘e-트론’을 부분 변경하면서, 플래그십에 붙이는 숫자인 ‘8’과 SUV를 뜻하는 ‘Q’를 새로 달았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전기차로 삼겠다는 뜻이다. 기본 모델인 ‘Q8 50 e-트론 콰트로’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복합 기준 298km, 시작 가격은 1억 원이 훌쩍 넘는다.
현대차도 아이오닉9로
고급 전동화 고삐 죈다
현대차는 첫 대형 전기 SUV이자 플래그십 전기차인 ‘아이오닉 9’을 이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에 이어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로 제작되는 세 번째 차량이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티저 이미지에는 차량 전면부터 후면까지 이어지는 곡선 라인이 눈길을 끈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주요 코너와 루프 라인을 매끄러운 곡선 형상으로 처리,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하는 동시에 공력 성능 향상에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전기차가 고급차의 장점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고급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이 크다고 본다. 전기차는 엔진 대신 모터로 달리기 때문에 소음이 적고, 내연차 대비 부품도 30~40%가량 적어 실내 공간은 더 활용할 수 있다. 주행 성능 면에서 가속·감속 시 반응 속도가 내연차보다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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