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전기 세단 친 L 출시
가성비로 무장한 모습 눈길
국산차 뺨을 치는 옵션 수준
BYD 브랜드가 또 한 번 전기차 시장을 흔들어놓을 준비를 마쳤다. 현지 기준으로 3월 23일 공식 출시된 ‘친 L EV’는 BYD의 다이너스티 시리즈에 속한 새로운 중형 세단으로, 470km와 545km로 나뉘는 두 가지 주행 거리를 지닌 사양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최저 가격이 11만 9,800위안, 한화 약 2,421만 원부터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는 세계 시장을 합쳐서 볼 때, 경쟁 전기 세단이 넘볼 수 없는 파격적인 가격대다.
친 L EV는 단순한 ‘저가형’ 전기차가 아니다. 최신 e-Platform 3.0 Evo 기반에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한 전면부 디자인, BYD의 자율 주행 플랫폼 격인 ‘신의 눈’, 디지털 감성이 넘치는 실내 구성까지 빠짐없이 담았다. BYD는 이번 모델을 통해 젊은 세대를 겨냥한 실용적인 중형급 전기차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저렴하지만 빠르고 똑똑하다
‘신의 눈’ 장착, 합리적 전기차
친 L EV는 전장 4,720mm, 전폭 1,880mm, 휠베이스 2,820mm의 사이즈로, 전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중형차보다 조금 작지만, 나머지 전폭이나 휠베이스는 중형 사이즈로 설계돼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전기차 특유의 짧은 회전 반경은 5.4m로 좁은 골목길 주행에도 불편함이 없다. 외장은 총 네 가지 컬러로 구성되며, 외관부터 BYD의 젊고 세련된 감각을 엿볼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110kW(한국식 약 150마력), 또는 160kW(한국식 약 218마력)의 후륜 구동 모터 중 선택 가능하며, 각각 46.08kWh와 56.64kWh 배터리를 탑재한다. 최고 사양은 545km(CLTC 기준)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30~80% 급속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단 24분에 불과하다. C등급이긴 하지만 BYD의 자율주행 플랫폼 ‘신의 눈’은 고속도로 자율주행, 자동 긴급 제동, 지능형 주차, 사각지대 감지 등을 지원하며, 카메라 12개를 포함해 총 29개의 센서를 통해 정확한 주행 보조 기능을 제공한다.
실내는 훨씬 고급스럽다
옵션도 예상을 뛰어넘어
실내는 BYD의 디지털 칵핏 ‘DiLink 100’이 중심을 잡고 있다. 8.8인치 보조 디지털 계기판과 12.8인치 중앙 디스플레이가 기본 구성되며, 딥시크의 AI 음성 인식 기능도 탑재되어 음성 명령을 통한 차량 제어가 가능하다. 상위 트림에서는 15.6인치 대형 스크린과 12인치의 대형 HUD, 그리고 소형 냉·온장고까지 탑재되어 프리미엄급 사양을 경험할 수 있다.
편의 사양도 풍성하다. 전 트림에 50W 무선 충전, 원격 제어, 패들 쉬프터 등이 기본 적용되며, 운전석은 8방향 전동 조절 시트, 조수석은 4방향 전동 조절 시트를 장착했다. 후방 트렁크 용량은 460리터, 전방 프렁크도 65리터가 확보되어 실용성과 적재량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전혀 없다. 참고로 현대차 아이오닉 6의 트렁크와 프렁크 용량은 401리터다.
가격 파괴 이상의 의미
이미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아무리 세계 시장이 아닌 중국 내수 시장이라는 것을 차치해도, 이 가격대에 545km를 주행할 수 있는 중형 세단 전기차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충격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친 L을 포함한 BYD의 전기차 라인업 전부가 단순히 싸기만 한 차가 아니라는 점이다. 플랫폼부터 실내 품질, 주행 보조 기능까지, 전반적으로 ‘저가형 전기차’라는 기존 고정관념을 뒤집는다.
BYD는 친 L EV를 통해 다시 한번 ‘전기차 대중화’라는 브랜드 철학을 실현하고 있다. 아직 글로벌 출시 일정은 미정이지만, 한국 시장에서 비슷한 가격대와 성능을 갖춘 전기 세단이 없는 지금, 이 차는 향후 수입 또는 현지화 생산 여부에 따라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가격과 기술을 모두 갖춘 이 전기차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과연 어떤 칼을 빼 들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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