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MPV ‘트라제 XG’
품질 문제로 악명 높았어
최근 재평가받는 이유는?
레저 붐이 일었던 1990년대 후반은 MPV, 일명 미니밴의 최고 전성기였다.
기아, 대우(현 한국GM)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은 승용 MPV 라인업 구축에 한창이었는데, 당시 기아는 카니발뿐만 아니라 카렌스, 카스타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었다.
이에 현대차는 승합차인 스타렉스 외에 승용 MPV의 필요성을 느끼고 1999년 중형 MPV ‘트라제 XG’를 출시하게 된다. 유럽형 MPV를 지향한 해당 모델은 카니발과 차별화를 위해 그랜저 XG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택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현대차 야심 담긴 MPV
출시 첫날 대박 터트렸다
트라제 XG는 당시 현대차 첨단 사양의 집합체나 다름없었다.
국산차 최초로 음성 경고 안내 장치, 우적 감지 센서를 적용했으며 전방 장애물 감지 센서도 최초로 탑재됐다. 또한 당시에는 드물었던 타이어 공기압 경고 장치, 프로젝션 헤드램프, 오토 에어컨 등의 옵션이 들어가 동급 최강의 편의 사양 구성을 자랑했다. 프리미엄 콘셉트에 걸맞게 NVH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소음 및 진동 유입을 억제할 12가지의 설계 기술과 흡음재를 사용했는데, 현대차 자체 테스트 결과 그랜저 XG보다 실내 소음이 낮았다고 한다.
이렇게 당시 MPV 중 최고의 상품성으로 무장한 트라제 XG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첫날 1만 5,342대의 계약 건수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아토스의 1만 4천 대를 큰 폭으로 앞섰을 뿐만 아니라 사전 계약이 아닌 실계약 대수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이후 트라제 XG의 기록은 지난 2016년 그랜저 IG가 사전 계약 1만 5,973대의 사전 계약 기록을 세움으로써 겨우 깨졌다.
이어진 각종 품질 이슈
차체 부식 특히 심각했다
시작은 좋았지만 출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각종 품질 문제에 시달리며 기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2년 3개월에 불과한 개발 기간의 여파로 각종 전자 장비 결함과 오작동, LPG 모델의 가스 누출 위험성이 대두되기도 했으며 점화 코일 불량으로 인한 시동 꺼짐 현상도 발생했다. 심지어는 리콜 조치로 교체한 점화 코일도 불량이라 다시 리콜하는 등 웃지 못할 일도 발생했다. 결국 트라제 XG는 당시 국산차 중 리콜을 가장 많이 한 모델로 기록됐다.
시간이 흘러 초기 품질 문제는 어느 정도 잡혔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차체 부식이다. 짧은 개발 기간으로 인한 설계 실수가 한몫했으며 차체 곳곳에 적용된 방음재는 방수 처리가 되어 있지 않은 탓에 펜더, 트렁크 등에 심각한 부식이 발생했다. 특히 후륜 서스펜션인 트레일링 암 부식은 주행 중 차체가 주저앉아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만큼 현대차는 지금도 연식에 상관없이 트라제 XG의 무상 수리를 진행 중이다.
안티 카페 만들어지기도
최근 차박용으로 재평가
이러한 이유로 수많은 운전자의 골치를 썩인 트라제 XG는 현대차의 고질적인 차체 부식 문제를 상징하는 모델로 낙인됐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기피하는가 하면 국내 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안티 카페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카페의 회원들은 시간이 흘러 현대차그룹의 안티, 즉 ‘현까‘로 발전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차박 캠핑이 유행하자 중고차 시장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차박용 차로 트라제 XG가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현행 준중형 SUV 수준의 부담스럽지 않은 차체 크기를 갖췄으면서도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상기한 차체 부식 문제가 있지만 기한 없이 무상 수리가 가능한 만큼 이를 고려하고 상태가 좋은 매물을 구매해 차박용으로 개조한 사례도 종종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재출시하면 살 의향 있다”라며 후속 모델 출시를 바라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댓글3
심영
기자가 트라제 매물로 내놨나봄 잊혀진차 추억소환을 하려하다니
현기최대문제정 녹이지..지금도 여전하잖아
트라제하면 말하는 자동차!! 승차감 좋은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