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인기 차종 해치백
해외에서도 상황 비슷해
멸종 위기설까지 나왔다?
한국 자동차 시장은 ‘왜건의 무덤’으로 악명 높은데, 해치백 역시 왜건과 함께 존재감 없는 차종으로 꼽힌다. 왜건이 세단의 트렁크를 늘린 형태라면 해치백은 트렁크를 잘라내 꽁지가 짧은 형태를 의미한다. 세단보다 후륜 오버행(뒤 범퍼 끝부터 후륜 차축 중앙까지의 거리)이 짧아 운동 성능이 뛰어나며, 협소한 공간에서도 주차가 쉽다는 특성이 있다.
여기에 트렁크와 승객석이 연결돼 차체 크기 대비 공간 활용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해치백의 취급이 나빠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갑자기 이러한 변화를 맞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때 세단 못지않았던 인기
생활 수준 변화로 찬밥 신세
국내의 경우 해치백은 왜건과 달리 처음부터 인기가 없지는 않았다.
마이카 붐이 일었던 1980~1990년대에는 세단과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최초로 독자 개발된 국산차 포니, 성공한 기아 차량 중 하나인 프라이드 역시 해치백이 원형이었으며, 대우차 전성기 시절 주력 모델인 르망도 해치백의 비중이 컸다.
하지만 해치백은 여러 부분에서 국내 소비자 취향과 맞지 않았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자 점차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고, 세단은 격식 있는 차로 여겨져 세단 선호도 역시 높아졌다. 해치백은 소형 차종에 집중되어 있었던 만큼 해치백의 인기가 식어가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본고장인 유럽도 비슷하다고
국내에 남은 해치백 신차는?
해치백의 본고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유럽 역시 사정이 비슷해지고 있다. SUV 열풍이 오래 지속되며 크로스오버 SUV들이 해치백의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저렴한 가격대 덕분에 아직까지 살아남고 있으나 그마저도 선택지가 줄고 있다. 포드는 50년가량의 역사를 지닌 자사 소형 해치백 ‘피에스타’를 유럽에서 생산 중단했다. 수익성이 좋은 SUV 차종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다.
동아시아에서 해치백 선호도가 가장 높은 축에 속했던 일본 역시 경차 외에는 크로스오버 SUV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그럼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해치백은 몇 종류나 남아있을까? 크기 규격이 있어 해치백 형태가 필수적인 경차를 제외하면 사실상 한 종류만 남았다. 바로 기아 K3 GT다.
결국 모닝만 남을 예정
수입차는 비교적 다양해
준중형 세단 K3 2세대 모델이 기반인 K3 GT는 고성능을 지향한 파생형 모델이다. 과거에는 세단 모델도 함께 생산됐으나, 지난 2021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해치백인 5도어 모델만 살아남았다. 현재는 월평균 두 자릿수에 불과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내년 출시될 풀체인지 모델 K4는 세단 기반 크로스오버로 통합될 예정이다.
수입차로 눈을 돌려보면 엔트리급 라인업을 위주로 몇 종류 분포해 있다.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BMW 1시리즈, 폭스바겐 골프, 미니 해치백 및 클럽맨, 푸조 e-208 및 308 등이 있다. 하지만 벤츠는 이번 모델을 끝으로 A클래스 단종을 선언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폭스바겐 골프와 미니 해치백 등 개성이 뚜렷한 모델만 살아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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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수준에 눈 돌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