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고 낸 오토바이
차량 운전자 과실 주장
비접촉 사고 인정될까?
골목길, 아파트 단지 내 도로를 비롯한 좁은 길에서는 무조건 서행이 원칙이다.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는 넓은 도로와 달리 돌발 상황 발생 시 즉시 정지해야 대처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안전 의무를 준수하고 운전했음에도 사고를 낸 상대방이 과실을 뒤집어씌우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해 네티즌들의 분노 섞인 반응이 쏟아진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비접촉 사고 오토바이 운전자분께서 대인 요청하십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함께 게재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4월 29일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다. 당시 작성자 A씨는 좁은 통로에서 서행하며 단지 내부로 진입하고 있었다.
차량 보고 놀라 넘어져
5대 5 과실 주장했다고
A씨는 교차로를 앞두고 속도를 더욱 줄이는 등 위험하게 운전했다고는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A씨 차량이 과속 방지턱을 넘고 교차로로 진입하려는 순간 우측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갑자기 나타났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A씨 차량을 보고 놀란 듯 갑자기 방향을 꺾었고 앞바퀴가 그대로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오토바이 운전자 B씨는 A씨의 과실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내가 브레이크를 잡지 않았으면 A씨 차량과 충돌했다“. “만약 차대차 사고였어도 A씨가 내 차를 피하려다 벽에 부딪치면 과실이 5:5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어 B씨는 “지금은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진 않고 내일이 되어봐야 아픈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A씨의 연락처를 요구했다.
보험사는 사고 접수 거부
형사 건으로 조사받아야
“제가 사고 낸 가해자로 몰리는 기분이다”라는 A씨의 말에 그는 “난 보험사까지 안 부르려고 하는데 A씨가 그렇게 말할 거면 보험사 불러라. 어차피 5:5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A씨가 사고를 접수한 후 도착한 보험사 직원은 당시 A씨의 차량이 “브레이크에서 발을 뗀 속도”라며 “이건 사고 접수 안 하겠다“고 안내했다.
이후 아파트 CCTV 영상을 확인한 경찰은 “A씨가 진술서를 쓰러 가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B씨의 아내가 “저희 남편이 브레이크 안 잡았으면 사고 났다”라고 주장하자 양쪽 입장이 다르니 형사 건으로 넘기기로 했다는 것이다. A씨는 “대인 접수해달라는 B씨 요구를 거절하고 조사 기다리는 중”이라며 “비접촉 사고는 유튜브로만 봤는데 이런 경우 어떤 식으로 종결되냐”, “너무 스트레스받는다”라고 토로했다.
비접촉 사고의 기준은?
인과관계 증명해야 인정
한편 비접촉 사고는 차량 간에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어도 운행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있어야 인정된다. A씨는 서행 중이었던 상황에서 B씨의 오토바이를 발견하자마자 정차했다. 반면 B씨는 감속 없이 교차로에 진입하다가 A씨 차량을 발견한 순간 앞바퀴를 급히 틀었고 전도로 이어졌다. B씨가 안전을 확보하지 못한 채 진입했더라도 방향 전환 대신 제동을 택했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차가 잘못한 게 대체 뭐냐”. “5:5 같은 소리 하네”. “차량 운전자가 여성이라 우습게 본 듯”. “영상 보다가 오토바이가 갑자기 등장해서 놀란 나머지 커피를 쏟았는데 오토바이 운전자분께 보상받으면 되는 건가”. “뭐 하나 걸리면 아주 뽕을 뽑으려고 하네”. “어떤 인생을 살아왔을지 뻔히 보인다“. “아내도 똑같은 사람이구나”.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나온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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