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밴 주제에 12기통? 출시하면 아빠들 환장한다는 BMW ‘이 모델’

요즘 뜨는 럭셔리 미니밴
BMW도 만든 적 있었다?
‘콜럼버스’ 콘셉트 재조명

흔히 ‘가족용 차‘, 혹은 ‘따분한 차’ 정도로 인식되던 미니밴 이미지가 최근 들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여기에는 공간 확보가 생명인 미니밴이 전동화 시기를 맞으며 고성능화, 고급화가 쉬워진 영향이 컸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토요타 알파드와 최근 사전 예약이 시작된 렉서스 LM은 이러한 고급 미니밴의 수요를 대변한다. 그렇다면 운전의 즐거움이 주요 가치인 BMW가 미니밴을 만든다면 어떨까? 소형 MPV인 액티브 투어러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BMW가 개발에 참여한 미니밴 콘셉트카가 재조명받는다.

‘이탈디자인’과의 합작
독특한 2층 구조 채택

지난 1992년, BMW는 이탈리아 카로체리아 ‘이탈디자인 주지아로(Italdesign Giugiaro)’와 함께 미니밴 콘셉트카 ‘콜럼버스(Columbus)’를 공개했다. 해당 차량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500주년을 기념한 콘셉트카로 미국의 광활한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럭셔리 미니밴을 지향했다.

외형은 승객석과 운전석이 2층 구조로 분리돼 마치 고급 요트에서나 볼 법한 독특함을 자랑한다. 일반 양산차에 적용된바 없는 해당 레이아웃은 ‘육지의 범선‘이라는 콘셉트를 반영한 형태로, 단순히 멋을 위한 요소만은 아니었다. 거대한 덩치만큼 느긋한 움직임을 보일 것 같은 외모와 달리 요즘 시대에는 엄두도 못 낼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5.0L V12 엔진 얹었다
사륜 조향까지 탑재돼

콜럼버스에는 운전석 아래, 즉 전후륜 사이의 미드십 가로 배치로 5.0L V12 자연흡기 엔진이 탑재됐다. BMW가 공급한 해당 엔진은 5단 수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 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45.9kgf.m에 달하는 동력을 네 바퀴로 전달한다. 210km/h에 달하는 최고 속도는 해당 스펙이 전장 5,994mm, 전폭 및 전고 약 7피트(2,133mm)에 달하는 덩치를 움직이기에 충분한 출력임을 강조한다.

휠베이스는 무려 3,820mm에 달했지만 저속 주행 시 후륜을 최대 15도까지 꺾을 수 있는 사륜 조향 시스템이 탑재돼 회전 반경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 그야말로 바퀴 달린 요트라고 부를 수 있는 몸집을 갖춘 만큼 실내 또한 광활하고 럭셔리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중앙에 위치한 운전석은 스위블링 기능으로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운전석 양옆에는 조수석 2개가 배치됐다.

시대 앞서간 고급스러움
아쉽게도 콘셉트에 그쳐

뒷좌석에는 네 개의 독립 시트가 탑재됐으며, 운전석을 제외한 전 좌석에 TV, VHS 시스템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각각 제공됐다. 1~2열 상단에는 거대한 면적의 선루프가 개방감을 극대화하며, 뒷문은 하이브리드 걸윙 방식으로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테일게이트는 현행 X5,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등에 적용되는 클램쉘 방식으로 야외 활동 시 간이 벤치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BMW 콜럼버스는 비록 양산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지는 않았으나 시대를 앞서간 고급스러움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면 요즘은 까다로운 환경 규제와 기후 위기에 따른 여론 변화로 사용이 껄끄러워진 대배기량 자연흡기 V12 엔진 등 낭만까지 가득하다. 콜럼버스와 같은 미니밴이 출시되기는 어렵겠지만 BMW가 미니밴을 내놓는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력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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