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한국국제대학교
보조금 중단으로 재정난
2023년 폐교 처리

한국국제대는 1978년 전문대학인 진주여자실업전문학교로 개교했다. 이후 남녀공학 개편(1980년)을 거쳐 2003년 4년제 대학인 진주국제대학교로 재단장했다. 2008년 학교를 운영하는 재단이 바뀌면서 학교법인 강인학원과 한국국제대학교로 교명이 변경되었다.
한국국제대학교가 처음부터 폐교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4년제로 막 변경했을 당시에는 입학생이 1,265명일 정도였다. 그러나 심각한 재정난으로 인해 2018년 80.5%(738명 모집)였던 신입생 충원율이 바로 다음 해인 2019년에는 42.6%(664명 모집)에 그쳤다.
설립자의 장남인 전 이사장이 교비 횡령 등으로 여러 차례 구속된 이력으로 인해 4배의 감점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2018년 교육부가 실시한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서 교육부 보조금이 중단된 것이다. 이에 학교법인 일선학원이 먼저 파산을 맞으면서 2023년 8월 31일 조기 폐교되었다. 40여 년 동안 지역민과 함께 해오던 지역 사립 대학교인 한국국제대학교가 역사적으로 사라지게 됐다.
체불 임금 200억 원 달해
자산 매각 10차례나 유찰
파산 전까지 국제대학교가 체불한 임금은 200억 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학교 계좌가 압류돼 등록금을 제대로 걷지 못했고, 각종 공과금까지 체불했다. 일부 퇴직한 교직원이 밀린 급여를 받기 위해 압류 신청을 하면서 교비 계좌가 전부 압류되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사립 대학 수업료 계좌는 압류할 수 없게 돼 있지만 법인이 압류 해제 신청을 하지 않아 등록금을 받지도, 공공요금을 내지도 못하는 상황까지 달하기도 했다.
폐교한 이후에는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에 위치한 42만 4,367㎡ 규모의 캠퍼스 부지와 8만 2,094㎡ 규모의 건물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자산 매각에 나섰으나, 감정평가에서 최초로 산정한 금액을 웃도는 감정가가 나오며 10차례나 유찰됐다. 이에 대학 부지가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한국국제대 부지 매각 금액은 2024년 최초 입찰가(980억 원) 3분의 1 수준인 323억 원까지 떨어졌다. 교육부 가이드라인인 540여억 원의 5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파산관재인은 매수 의향이 있는 민간 법인과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이다.
활용 방안 마련 시급
폐교 대비해 제도 정비해야
이에 조현신(국민의힘·진주 3·사진) 도의원은 ‘지역대학의 폐교 부지 활용 활성화 방안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폐교 부지 활용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앞으로 이어질 지역대학의 ‘연쇄 폐교’에 대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건의안의 주 요지이다.
조 의원은 “전국 22개 폐교 대학 중 21개가 비수도권”이라며 “수도권 집중으로 지역 대학이 폐교되고, 결국 지역 소멸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지방 소도시 외곽에 위치한 대규모 학교 용지는 매각이 쉽지 않다”라며 “정부 지원을 통해 지자체가 매입하여 공공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는 용도 변경이나 정부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조 의원은 “활용 방안 마련과 함께 지역 대학의 ‘연쇄 폐교’에 대비한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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