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주근접’ 선호
40대 ‘자녀 교육’ 좋은 곳
학령기 자녀 둔 차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반등 모습을 보인 가운데 ‘부동산 큰손’으로 불리는 30·40대의 부동산 선호 지역이 엇갈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현상은 40대의 자녀들이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거주 지역 선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지수가 올해 1월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달 대비 0.2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비상계엄 사태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며 0.29% 하락한 바 있다. 얼어붙었던 매수 심리가 다시 녹은 것일까?
실거래가지수는 실제 거래돼 신고된 아파트 가격을 동일 단지, 동일 주택형의 이전 거래가와 비교하여 나타낸 수치를 의미한다. 즉, 실거래가지수가 오른 것은 당월 거래가격이 이전 거래가보다 높은 금액에 팔린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실거래가지수 반등
등기 신청 지역 나뉘어
지난해 9월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과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조이기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 대출에 다소 숨통이 트이고 거래도 살아나면서 반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30·40대는 부동산계의 큰손이라고 불려 왔다. 하지만 이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경제가 법원 등기 정보의 서울 지역 내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30대의 총 등기 신청 건수는 5만 3,273건, 40대 등기 신청 건수는 6만 1,071건으로 드러났다. 30대와 40대의 등기 신청 건수를 합치면 전체 등기 신청 건수 23만 1,614건 중 거의 절반 수준인 49.3%를 차지했다.
부동산 큰손 30대와 40대의 등기 신청 지역은 뚜렷하게 나뉘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30대가 서울 지역에서 가장 많이 소유권 등기 이전을 신청한 곳은 성동구로 집계되었으며, 총 2,509건의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성동구 선호
40대 강남구 선호해
이는 성동구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전체 인원 중 37.5%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성동구에 이어 성북구가 2,283건으로 31.1%에 달하는 수치를 보였으며, 동작구가 2,589건으로 29.0%에 달하는 수치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업무지구와 거리가 가까우면서 매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을 30대의 등기 신청 건수가 많은 세 지역의 공통점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위원은 “이들 지역은 광화문·종로권역(CBD), 강남권역(GBD), 여의도권역(YBD) 업무지구로의 통근 시간이 1시간 이내로 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좋은 교통을 자랑하는 지역”이라며 “왕십리뉴타운, 길음·장위뉴타운, 노량진 본동 등 30대가 실거주 편의를 놓지 않으면서 접근할 수 있는 9억~14억 원 가격대의 아파트 단지들이 모여 있어 신혼부부들이 많이 선호한다”라고 해석했다.
40대의 집합건물 소유권이전 등기 신청 상위 지역은 30대의 등기 신청 지역과 상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30대 등기 비중이 높았던 성동·성북구에서 40대의 등기 신청 비중은 24.5%에 그치는 수치를 보였으나 강남구 등기 신청한 건수는 총 4,785건으로 높은 신청률을 보였다. 해당 수치는 강남구 전체 등기 신청 건수(1만 2,858건) 중 37.2%에 달하는 수치이다.
학령기 자녀 영향
투자가치도 높아
강남구에 이어 서초구(34.8%)·양천구(34.5%)가 40대의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상위 3곳에 자리했다. 40대가 선호하는 지역들은 대단지가 형성돼 학원과 학교 등 교육 환경이 우수하고 중위가격이 높은 곳들로 파악된다. 19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 중위 가격은 22억 5,800만 원, 서초구는 21억 5,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서울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장소희 한 투자 증권 관계자는 “보통 40대는 학령기 자녀를 둔 경우가 많아 주택을 매입할 경우 교육 환경을 많이 고려한다”라며 “서울 주요 학군지인 대치·압구정동, 반포동, 목동은 아이를 키우기에 좋은 환경이면서 투자가치가 높아 많이 선호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와 더불어 2021년 부동산 가격 폭등 시기 이전에 주택을 보유한 경험이 있는 40대는 매수 경험과 함께 얻은 차익도 있기 때문에 30대보다 높은 가격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선호 지역이 다른 것에 영향을 미쳤다.
40대 투자자금 여유
신규 분양 물량 0
업계 관계자는 “40대는 30대보다 투자자금이 여유롭고 자녀 교육과 가장 가까이 시간을 보내는 연령대”라며 “이들은 학군지에서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 살면서 교육과 투자 가치 모두를 잡겠다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서울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이 0건으로 확인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2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2023년 1월 이후 2년여 만의 현상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2,968가구로 정점을 찍은 이후 12월 800가구, 지난 1월 428가구, 2월 0가구로 집계되었으며, 매월 수치가 떨어졌다. 이와 더불어 분양 성수기로 꼽히는 이달(3월)에도, 서울에 예정된 일반분양 물량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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