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이었던 자동차 옵션
내비게이션 탈부착 가능해
요즘 비판 쏟아지는 이유는?
자동차 필수 옵션 중 하나로 여겨지는 내비게이션. 요즘은 어떤 차급이든 순정 내비게이션이 옵션으로 제공되며, 소비자들의 선택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최신 차종의 경우 내비게이션 기능이 없는 디스플레이만 탑재되더라도 휴대폰 내비게이션을 연동시킬 수 있는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이 당연시되는 추세다.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이 생소했던 10여 년 전에는 르노삼성차(현 르노코리아)가 꽤나 파격적인 순정 내비게이션 옵션을 제공한 적이 있었다. 태블릿 PC를 차량에 탈부착해 운행 중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하는 건 물론 휴대도 가능했다고. 하지만 요즘은 해당 옵션을 선택한 차주들로부터 후회의 반응이 쏟아진다고 한다. 한때 혁신이었던 사양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이유를 살펴본다.
삼성 갤럭시 탭을 순정 내비로
르노코리아 QM3에 제공됐다
논란의 주인공은 지난 2015년 12월 소형 SUV ‘QM3’에 탑재됐던 T2C(Tablet to Car) 옵션이다. T2C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 액티브를 기반으로 르노삼성차, SK텔레콤이 함께 개발한 세계 최초의 태블릿 내비게이션이다. 내비게이션은 물론 후방 카메라 화면과 카오디오, 미디어 플레이어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능을 모두 넣었다고 보면 된다.
당시 T2C 옵션은 매립형 블랙박스 선택 시 SE, LE 트림의 경우 40만 원, RE, RE 시그니처 트림에선 10만 원을 더 얹으면 적용할 수 있었다. 원하는 내비게이션 및 음악 재생 앱을 설치할 수 있다는 점, 필요시 태블릿을 빼내 업무용, 여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 사양으로 평가됐다.
자연 도태된 하드웨어 스펙
여름철 안전 문제 대두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T2C의 장점이 점차 퇴색되기 시작했다. 내비게이션 앱을 비롯한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를 거듭하며 요구되는 사양도 높아져 갔고, 운영체제 버전도 마찬가지의 변화를 보였다. 반면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일 수밖에 없는 갤럭시 탭 액티브의 하드웨어는 자연스럽게 도태되어 최신 앱을 지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울러 태블릿 자체가 가지는 한계점도 문제였다. 갤럭시 탭 액티브는 일반 태블릿보다 강력한 내구성을 갖췄지만 한여름에 평균 70도를 넘기는 차량 실내 온도를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한겨울이나 한여름에는 태블릿을 별도 보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만약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팽창 및 폭발 위험은 차주의 몫이다.
잃어버리면 신품 구하기 어려워
결국 사제 내비로 바꾸는 차주들
미흡한 사후 관리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해당 태블릿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기에 태블릿이 분실되거나 파손될 경우 신품을 구하기 어렵다. 운영체제 업데이트도 이뤄지지 않아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각종 앱을 최신 버전으로 구동할 수도 없다. 이에 T2C를 사용하는 차주들은 구버전 내비게이션 설치 파일을 별도로 구해서 설치하기도 한다.
결국 여러 부분의 불편으로 인해 수십만 원을 들여 안드로이드 올인원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는 차주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당시에는 나름 신선한 편의 사양으로 여겨졌지만 가까운 미래를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 태블릿 PC의 태생적 한계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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