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요소수 대란의 악몽
4년 만에 칼 빼든 정부의 대응
디젤차는 줄어들고 있는데?

정부가 두 차례 ‘요소수 대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본격적인 수입 구조 개편에 나섰다. 핵심은 특정국 중심의 수입 체계를 벗어나, 중동과 유럽 등으로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비축 물량을 확대해 단기 공급망 충격을 견디는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월 25일 열린 ‘제4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에서 정부는 총 7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차량용 요소 수급 안정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 중 10~20억 원은 요소 보관료 지원, 40~50억 원은 수입선 확보 및 단가 보조에 사용될 예정이다. 정부가 2021년과 2023년, 중국의 수출 통제로 인한 요소수 품귀 사태 이후 무려 4년 만에 본격적인 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중국·베트남 중심에서
중동·유럽으로 확대
요소수의 핵심 원료인 요소는 2011년 국내 생산이 중단된 이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 때문에 그동안 수입국에 발생한 이슈는 곧장 국내 물류 대란으로 이어졌다. 특히 2021년과 2023년, 중국의 수출 통제는 국가 전체에 경고등을 켰다. 당시 주유소마다 요소수가 동나며 트럭 운행이 멈췄고, 유통망이 마비 직전까지 갔다.
현재는 베트남이 전체 수입량의 53.1%, 중국은 27.1%, 일본이 8.8%를 차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의존도가 낮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수입 가능국 자체가 세 나라에 불과한 구조’는 바뀌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중동과 유럽을 포함한 신규 수입처 발굴에 집중하며, 제3국 수입 시 단가 차액의 최대 90%까지 보조해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비축 체계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조달청이 확보한 물량을 자체 창고에 보관했지만, 이번엔 민간 창고를 활용하는 ‘타소비축’ 방식을 확대해 보관일수를 기존 54일분에서 70일분(1만7,500t)까지 늘릴 예정이다. 입출고료 외에 보관료까지 정부가 10~20억 원 규모로 추가 지원해 수급 유연성을 높일 계획이다.

디젤차 줄어든다지만
요소수 수요는 유동적
정부는 “요소 수입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미 디젤차가 줄고 있어 요소수 수요도 줄어들 텐데 이제 와서 예산을 투입하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현재 약 9만 톤 규모의 연간 수요는 2030년대에 12~18만 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단순히 디젤차 감소만 보고 수요를 단정하긴 어렵다. 변수는 친환경차 전환 속도와 SCR(선택적 환원 촉매장치) 탑재율이다. 친환경차 전환 속도와 배기가스 저감장치(SCR) 부착율에 따라 수요 변화 폭은 달라질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생산이 가장 안정적이지만, 설비 구축과 유지비용이 커 정책 유연성이 떨어진다”며 “현실적인 대안은 비축 확대와 수입선 다변화”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대책은 이제라도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에 기반한 선택이다.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했던 조치. 정부가 이번엔 보여주기용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자체를 바꾸는 실효적 대응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 위기’는 예고 없이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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