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사양 가득한 최신 차
수리비도 그만큼 비싸졌다
접촉 사고인데 전손까지?
요즘 판매되는 신차에는 셀 수 없이 다양한 첨단 사양이 탑재된다.
선행 차량과 간격을 자동으로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 10~20년 전까지만 해도 플래그십 모델에만 탑재되는 고급 사양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현대차 캐스퍼, 기아 모닝 등 경차에도 탑재될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하지만 최근 이와 관련한 수리비 문제가 대두된다.
첨단 사양은 다다익선이라고 하지만 그만큼 지불해야 하는 수리비 또한 비싸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가벼운 사고에도 차량 가액에 준하는 수리비 견적이 나와 전손 처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차량 곳곳에 달리는 센서
평균 수리비 36% 올랐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복잡한 전자 장비가 대거 탑재된 현행 신차와 전기차의 경우 단순한 수리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퍼의 경우 보행자나 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충돌 시 변형되는데, 이때 내부의 센서도 함께 파손되는 경우가 많다.
전자 장비의 특성상 외관에 손상이 없는 부분까지 검사해야 한다.
자동차 수리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 ‘미첼’에 따르면 차량 평균 수리 비용이 2018년 이후 36%나 증가했으며 연말에는 5천 달러(약 650만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수리 비용 증가로 인해 차량 평균 보험료도 지난 5월 기준 17% 비싸졌다.
라이언 맨덜 미첼 이사는 “현행 자동차의 전자 장비는 충돌 부위가 아닌 곳까지도 지장을 받곤 한다”라며 “차량을 사고 이전 상태로 수리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우며 앞으로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는 특히 심각해
평균 수리비 844만 원
미국에서 리비안 전기 픽업트럭 ‘R1T’를 운행하는 A씨는 지난 2월 렉서스 차량으로부터 추돌당하는 사고를 겪었다. 파손 정도가 심하지 않아 상대 보험사는 보상 금액으로 1,600달러(약 208만 원)을 제시했지만 리비안 서비스센터는 차량 가액의 절반 수준인 4만 2천 달러(약 5,462만 원)에 달하는 견적을 불렀다. 트럭의 후면에서 전면까지 이어지는 패널 손상이 결정적이었는데, 천장 트림 및 윈드실드를 탈거하는 등 수리 과정이 복잡해 높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울러 리비안은 2021년에 첫 차량 인도를 시작한 신생 업체인 만큼 서비스센터가 많지 않아 수리비가 더욱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역시 경미한 사고에도 차량을 전손 처리한 사례를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미첼에 따르면 전기차 사고 후 평균 수리 비용은 작년 기준 6,800달러(약 884만 원)였는데 이는 전체 차량 평균 수리비보다 2,400달러(약 312만 원) 비싼 수준이다. 미첼은 전기차의 부품이 더 비싸고 전문 인력이 부족한 만큼 수리에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책 마련하는 제조사들
“비싼 보험료 더 오르겠네”
한편 완성차 업계는 이러한 수리비 증가를 인지하고 있으며 전기차 등의 차량 수리를 더욱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BMW는 충돌 강도와 방향 등 데이터를 기록하는 센서를 전기차에 장착했으며 포드는 머스탱 마하-E의 배터리 트레이가 손상될 경우 딜러십에서도 자체적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GM 역시 개별 배터리 모듈이 손상될 경우 딜러십에서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쯤이면 전기차는 유지비 아끼기 위한 선택지가 아닌 것 같다”, “욕심 내려놓고 구조 단순한 옛날 차 타는 게 차라리 마음은 편할 듯”, “보험료 안 그래도 비싼데 더 오를 거 생각하니까 숨 막힌다”, “다들 전기차 보급에만 집중해서 수리 대책은 안중에도 없었네”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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