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부진한 기아 EV9
미국에선 웃돈까지 준다?
한국과 다른 시장 환경
지난 11일 기아의 준대형 전기 SUV EV9의 미국 시장 선주문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딜러들이 권장 소비자 가격보다 최대 7,000달러(약 936만 원) 이상 프리미엄을 추가하고 있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어났다.
주문이 몰리며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질 못한 탓인데, 물량이 적어지자 이를 일부 딜러들이 이용한 것이다. 가격 투명성의 중요성을 인식한 기아 측의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하는 목소리에도 이런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약 천만 원의 프리미엄 생겨
그럼에도 판매 순조롭다
기아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딜러들은 이미 EV9의 가격을 올려서 판매하고 있다.
EV9 GT-라인에 7,000달러의 프리미엄을 붙여 총 83,315달러(약 1억 1,140만 원)의 금액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딜러들이 기존보다 가격을 높여서 판매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EV9은 지난달 미국에서 1,400대 이상 고객 인도가 이뤄졌다.
국내에서 먼저 출시되었을 때 소비자들의 반응이 냉소적이었던 부분과 대비되는데,
미국 시장에서 EV9은 무엇이 달랐을까? 국내 EV9의 시작 가격은 7,337만 원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배터리 사양을 소폭 낮춘 라이트 트림의 가격이 54,900달러(약 7,345만 원)로 거의 동일하다. 국내에서는 EV9의 높은 가격 책정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많았다.
국내에선 가격 부담 컸다
전기차 시장 둔화도 영향
가격은 높지만, 성능은 아쉬웠다.
EV9의 모터 사양은 최고 출력 201마력과 최대 토크 35.7kg.m으로 테슬라의 모델 Y가 5,499만 원에 295마력의 최고 출력과 42.8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것을 감안하면 성능적으로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고성능 GT-라인의 시작 가격은 8,397만 원으로 풀옵션 금액인 1,320만 원을 추가하면 거의 1억에 달해 부담이 컸다.
3열의 넓은 실내 공간을 장점으로 하지만,
비싼 가격 탓에 이에 대한 수요는 더 저렴한 하이브리드로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전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까진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작년부터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차츰 둔화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반면 미국은 구매력 높고
3열 SUV 선호도 높아
전기차 보조금 수준이 매년 줄어들고,
고물가와 고금리 등의 경제 여파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높은 전기차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기아 측에서는 EV9 출시 후 생산 시기에 따라 최대 1,250만 원의 큰 폭의 할인을 진행하며 재고 처리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미국은 비슷한 금액임에도 구매력이 더 나은 편이다.
경쟁 모델인 볼보 EX90, 테슬라 모델 X의 시작 가격은 1억 원대로, 7~8천만 원대인 EV9의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미국 소비자의 반응이 있기도 했다. 미국은 가족 중심의 문화를 지니고 있어 3열의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춘 대형 SUV의 수요가 높다.
99.8kWh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되어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501km로 준수한 것도 땅이 넓은 미국에서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특성의 차이로 국내에서는 저조했던 EV9의 판매가 미국에서는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