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빙 하우스
서울 내 9년 만에 4.7배
셰어하우스의 단점 보완
1인 가구 급증과 라이프스타일 분화로 공유 주거의 한 형태인 ‘코리빙(Co-Living) 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코리빙 하우스는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주거 형태다. 코리빙은 셰어 하우스처럼 건물 내에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이 나누어진 부동산 형태지만 세부적인 사항에 차이가 있다.
셰어하우스는 공용-개인 공간이 밀접하게 붙어 있어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지만, 코리빙 하우스는 통상 공용-개인 공간이 층별로 분리돼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호실별로 세탁기, 주방 등이 있고 헬스장, 영화관 등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셰어하우스의 단점을 보완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리빙하우스는 주거 비용이 비싼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도시에서도 이미 주목받고 있는 주거 형태다. 젊은 전문직들을 타깃으로 고급 하우스를 운영하는 미국의 코리빙 업체 커먼과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등 3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 영국의 코리빙 업체 콜렉티브가 대표적인 예이다.
2022년 1인 가구 34.5%
기업형 임대 주택 활성화
한국에서는 비교적 최근인 2015년에 등장했지만, 등장한 시점을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24년 기준으로 현재 서울 소재 코리빙 시설의 수용 가능 인원은 7,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집계를 처음 시작한 2016년보다 4.8배로 늘어난 수이다.
코리빙 하우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1인 가구 수 증가와 최근 늘어나는 전세사기 이슈, 대출 규제로 인한 ‘월세 보편화’ 때문으로 추측된다. 2023년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4.5%로 집계됐다. 이는 지속적으로 늘어 2050년에는 약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2035년까지 기업형 임대 가구 주택의 10만 가구 이상 공급을 목표로 하는 ‘기업형 장기 임대주택’ 방안을 발표했다. 자금력과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 대규모 임대 주택 사업에 참여하여 20년 이상 장기 운영할 수 있도록 임대료 규제를 풀고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외국 거대 자본 유입
임대료 상승 우려 존재
실제 코리빙 하우스의 수요 증가와 함께 외국의 거대 자본이 임대 주택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부동산 업체인 하인스(Hines)는 서울의 주요 핵심 건물을 매입 후 직접 임대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계 부동산 투자사 M&G리얼에스테이트도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임대 주택 공급을 계획 중이다.
2,229조 원(1조 6,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3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국내 임대 주택 사업에 나섰다. 지난 7월 모건스탠리가 국내 자산운용사 그래비티 자산운용과 함께 방치된 오피스텔 건물을 133억 원에 공매로 사들여 서울 강동구 길동 원룸형 임대주택 ‘지웰홈스 라이프 강동’으로 탈바꿈했다.
이 같은 현상에 업계 관계자는 “과거 독특한 한국의 전세 제도로 인해 외국계에서 국내 임대 사업 시장 진출을 망설였는데, 월세 수요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라면서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해외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국내 임대주택 시장의 주거 서비스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외국계 자본의 시장 지배력 확대는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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