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나이에 뇌사 상태
꿈 키우는 공간이지만
교통안전 상태에 ‘구멍’
지난해 6월, 서울 동덕여대의 교내에서 교통사고가 나 21살 대학생이 뇌사 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캠퍼스에는 언덕길이 많았고, 차도와 인도의 구분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학생들이 가장 안전하게 진로를 구체화해야 할 공간에서 발생한 큰 사고에 많은 사람이 학교 측의 부실한 관리를 지적했다.
수업을 들으러 가던 피해자를 청소 차량이 덮친 것은 오전 9시쯤이었다. 머리를 크게 다친 피해자는 이틀 뒤 뇌사 판정을 받았다. 학생들은 ‘예견된 사고였다‘라며 씁쓸해했다. 트럭이 가파른 언덕을 내려올 때 위험함을 느낀 학생들이 다수 있었고, 학교에도 의견을 전달했지만 어떠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충격적인 연구 결과
사고 증가율 60% 육박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삼성화재 교통안전연구소는 최근 대학 캠퍼스 내 교통사고 위험이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의 주요 대학 10곳과 지방거점국립대 7곳의 캠퍼스 내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대학 캠퍼스 내 교통사고 증가율이 무려 60%에 달했다.
2021년 이후 2023년까지 이들 대학 캠퍼스에서 3년간 359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127명이 부상 당했다. 2021년에는 92건의 교통사고가 있었지만, 2023년에는 147건으로 늘어 59.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부상자 수는 같은 기간 37명에서 56명으로 51.4%의 증가율을 보였다.
최다 교통사고 서울대
가해자는 주로 외부인
17곳의 학교 중 가장 많은 교통사고를 기록한 학교는 서울대였다. 사고 건수는 126건, 부상자는 47명으로 전체 교통사고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캠퍼스의 면적과 비교해서 따져봐도, 10만 제곱미터당 사고 건수가 8.21건으로 나타나 1.15건의 연세대와 1.37건의 고려대에 비해 약 6배 정도 많은 수치다.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는 대부분 30대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학생이 아닌 직원, 외부 방문객에 의해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학교의 지형에 익숙지 않은 외부인이 방문할 경우 캠퍼스 내 좋지 못한 운전 환경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캠버스 대다수가 급경사
교통 환경 위험성 지적
캠퍼스 안에 있는 도로는 대부분 산비탈 경사에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도로 선형이 불량하고, 직각이 아닌 기형 교차로가 형성되어 위험하다. 또한 버스나 택시, 배달 오토바이, 전동킥보드, 도보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사유지에 해당하여 도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적인 관리 절차가 없는 경우도 많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임채홍 수석연구원은 “교통안전법이 개정됨에 따라 대학 캠퍼스의 도로도 법적인 테두리에 들어오게 되었다”라며 “대학교 측에서도 학교별 특성에 맞는 안전대책을 개선, 수립하여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에 정진할 수 있는 교통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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