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일한 준중형차 아반떼
사실상 시장 독식한 셈이지만
최악의 상황 다가오고 있다고?
예로부터 현대차 아반떼는 국산차 시장에서 무난함의 상징이었다. 1990년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해당 모델은 준중형 최고 수준의 상품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춰 다양한 수요층으로부터 사랑받아 왔다. 현재는 고성능 사양인 아반떼 N도 함께 판매되며 N 브랜드 이미지에도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
한때 쌍용차(현 KGM)를 제외한 모든 국산차 브랜드에서 준중형 세단을 만들었지만, 작년 기아 K3의 단종을 끝으로 아반떼만 남게 됐다. 아반떼가 준중형 세단 시장을 독점하게 된 만큼 해당 모델의 판매량 걱정을 할 필요는 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 전해진 의외의 소식이 놀라움을 준다.
전년 대비 판매량 13.0% 감소
2021년부터 내리막 걸어왔다
1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아반떼는 작년 한 해 동안 5만 6,890대 판매됐다. 이는 전년(6만 5,364대) 대비 13.0% 감소한 수치다. 한편, 작년까지 판매됐던 기아 K3는 9,831대로 전년(1만 3,204대) 대비 25.6%의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다.
안타깝게도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아반떼, K3 등 국산 준중형 세단 모두 지난 2021년부터 판매량이 하락세를 그려 왔다. 그때만 해도 두 모델의 판매량은 총 9만 7,299대였으나 2022년 7만 9,764대로 곤두박질쳤다. 이듬해는 7만 8,568대로 감소 폭이 미미했으나 작년 결국 7만 대의 벽이 깨지고 말았다.
원인은 SUV와 구매력 양극화
소형차처럼 몰락할까 우려도
업계는 자동차 시장 볼륨의 변화가 작년 들어 준중형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UV의 지속적인 열풍에 아반떼가 타격을 입으며 준중형 전체 판매량이 폭락했다는 것이다. 불경기 장기화에 따른 구매력 양극화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준중형 세단 주 수요층인 2030 세대의 신차 구매가 감소한 와중에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소비자들은 소형 SUV나 중형 세단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완성차 업계 또한 이러한 추세에 따라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SUV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준중형차 시장도 2010년대의 소형차처럼 몰락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시 소형차 시장에는 현대차 엑센트, 기아 프라이드, 쉐보레 아베오 등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했었다. 하지만 쉐보레 트랙스, KGM 티볼리를 필두로 소형 SUV의 시대가 열리며 하나둘씩 자취를 감췄다. 결국 2019년 엑센트를 끝으로 국내 소형차 시장은 막을 내렸다.
풀체인지에 희망 걸렸다
마지막 아반떼 될까 주목
다만, 준중형차 판매량 감소세가 지속되더라도 아반떼는 당분간 명맥을 이어 나갈 전망이다. 현대차는 작년부터 아반떼 풀체인지(코드네임 CN8) 모델의 개발에 돌입했다. 내년 상반기 중 출시가 예상되는 해당 신차는 현대차의 마지막 내연기관 준중형 세단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지난 몇 년 동안 격변해 온 전동화 추세를 고려하면 아반떼의 미래 역시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대차의 모델 체인지 주기를 고려하면 신형 아반떼는 적어도 2032년까지는 생산될 전망이다. 차급을 초월하는 상품성을 갖출 것으로 알려진 해당 신차가 소형 SUV로 향하던 소비층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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