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곳곳에서 보이는
연두색 번호판 부착 차량
신차 시장 침체의 원인?
연두색 번호판 도입 후 신차 시장이 격동을 맞았다. 지난해 고금리 기조와 고물가 여파 및 지속된 경기 불황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은 암흑기를 맞이했다. 11년 만에 국내 신차 등록 대수가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내연기관, 전기차 할 거 없이 모두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고급 수입차 시장 역시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수입차 판매가 8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전체적인 국내 자동차 시장 위축의 주요 원인은 경기 침체이다. 하지만 1억 원이 넘는 수입차의 판매 저조는 경기 침체와 더불어 지난해 새롭게 시작한 ‘연두색 번호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법인 차량 등록량
눈에 띄는 감소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1억 원 이상의 수입차는 총 6만 2,520대이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0.1% 급감한 수치이다. 벤츠, 포르쉐, 랜드로버, 아우디, 롤스로이스 볼보, 벤틀리 등 대부분 럭셔리 수입차 브랜드가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그중 벤틀리는 50.6%로 가장 많이 감소하였으며, 포드 44.3%, 벤츠 40.4%, 롤스로이스 33.7%가 그 뒤를 이었다.
해당 자료에서 눈 여겨볼 사항은 법인 차량의 감소세이다. 개인 대비 법인 구매량의 감소 수준이 확연하다. 지난해 개인 수입차 등록 대수는 2만 7,000여 대로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법인 수입차 등록 대수는 5만 1,000여대에서 3만 5,000여대로 크게 줄었다.
눈에 쉽게 들어오는
진한 연두색 번호판
개인 대비 법인 차량이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연두색 번호판’ 때문이라는 의견이 새롭게 제시되고 있다. 연두색 번호판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새롭게 시행한 정책으로, 출고가 8,000만 원 이상의 법인용 승용차에 반드시 부착해야 한다. 해당 정책은 법인용 차량의 사적 이용을 막기 위해 시행되었다.
구매자 입장에선 눈에 쉽게 들어오는 연두색 번호판을 기피하기 마련이다.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고가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구매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봐도 무방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경기 문제도 영향을 줬겠지만, 연두색 번호판이 싫어서 구매가 줄어든 면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는
사적 법인용 차량
어느덧 시행한 지 1년이 넘은 제도임에도 여전히 실효성과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두색 부착을 회피하고 위한 ‘다운 계약’이 곳곳에서 성행하고 있다. 1억 원이 넘는 차량을 8,000만 원 이하로 계약하고 나머지 대금을 현금으로 지불하는 등 온갖 꼼수를 사용하여 규제에서 벗어나는 일이 다반수다.
또한 법인 대표가 개인사업자 명의로 차를 출고한 이후 비용은 법인으로 처리하는 방법도 사용되고 있다. 개인사업자 차량은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아직까지도 녹색 번호판을 부착한 차들이 골프장, 백화점 심지어 학교까지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성과만 놓고 보면 연두색 번호판은 그저 자동차 시장을 방해하는 요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연두색 번호판의 취지에 맞는 실질적인 대책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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