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의 배신
야간에는 사람 구별 거의 못 해
보호 장비를 차면 더 위험하다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AEB 시스템)은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에선 오는 2029년 9월까지 모든 신차에 안전성 하나를 위해 AEB 시스템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AEB 시스템의 신뢰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다. 야간에는 급격한 성능 저하를 겪는다는 의혹이다.
AEB 시스템이 주간보다 야간에 더 좋은 성능을 낸다는 건 기존에도 상식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미 고속도로 안전 보험 연구소(IIHS)에서 진행한 실험의 결과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야간에는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AEB 시스템 야간 테스트
주간 테스트와는 영 딴판
IIHS에서 진행한 AEB 시스템 안전 성능 시험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주간 테스트에서 미국 내에서 판매 중인 전 세계 브랜드 23개 중 19개의 브랜드가 최고 등급을 받았다. 만족스러운 주간 테스트의 결과와는 다르게 야간 테스트의 결과는 자못 실망을 자아냈다.
야간 테스트에서는 포드 머스탱 마하-E를 비롯해 4개 브랜드의 차량만이 최고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13개의 브랜드는 기준치 미달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였다. 해당 테스트의 진행 중에 흥미로운 점이 발견되었다. 야간에 AEB 시스템이 밝은 옷일수록 사람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밝은 옷일수록 구별 못 해
상식과 정반대의 결과
현재까지 해당 실험에 참여한 차량은 혼다의 CR-V, 마쓰다의 CX-5, 스바루의 포레스터 세 종류이다. 스바루의 차량을 제외한 혼다와 마쓰다의 차량에서 해당 현상이 발견되었다. 이는 AEB 시스템 전부가 아닌, 작동 방식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남을 시사한다.
야간에 사람 모양의 더미를 상대로 차량을 돌진시켰을 때, 밝은 옷일수록 사고 위험이 컸다. 특히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착용하는 반사 조끼와 같은 장신구를 착용했을 때 더 높은 확률로 사고를 일으켰다. 상식과는 정반대로, 검은 옷을 입힌 더미를 발견했을 때는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현저히 낮아졌다.
맹신하면 안 된다 강조
많은 개선이 필요할 것
AEB 시스템은 교통사고를 효과적으로 줄여준다. 이는 숱한 통계에서 사실로 드러났으며, 미국의 의무화 시도가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들이 AEB 시스템의 완전무결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AEB 시스템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IIHS에서 진행한 실험은 모든 AEB 시스템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스바루의 포레스터는 해당 시험을 준수한 성적으로 완수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심해야 할 점은 야간의 성능 저하는 모든 작동 방식의 AEB 시스템에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AEB 시스템에 많은 보완이 필요할 것을 보임과 동시에, 사용자 또한 AEB 시스템을 맹신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