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 무쏘 브랜드 런칭
차후 픽업 브랜드 통합
렉스턴은 낙동강 오리알?
최근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상표권과 관련된 논란이 있었다. 기아가 EV5를 내수 시장에 출시하는 것으로 결정한 상황에 KGM 전기 픽업트럭 O100 프로젝트 차명을 무쏘 EV5로 출원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는 충분히 비판받아 마땅한 요소다. 이 와중에 KGM은 무쏘 자체를 현대차 아이오닉과 같은 서브 브랜드로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것이 비판받아 마땅한 요소인 점인 이유는 가장 먼저 KGM의 네이밍 전략에 있다. 놀랍게도 렉스턴 스포츠의 해외 시장 수출명은 ‘무쏘’다. 그렇다면 내수 시장에서 고급화를 위해 렉스턴을 이용한 픽업을 내놓은 전략은 자승자박이다. 렉스턴을 무쏘의 상위급으로 포지셔닝 하고 만약 렉스턴 스포츠의 후속 또는 페이스리프트를 무쏘 서브 브랜드에 편입시킨다면 이는 차를 격하시키는 꼴이 된다.
중형급이라 EV5?
또 토레스 우려먹기?
기존 출원된 상표권 무쏘 EV5는 중형급이라 5라는 서브네임이 붙은 것일까. 그렇다면 새로 전개되는 서브 브랜드 인만큼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무쏘 5, 무쏘 7과 같은 차종도 개발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당장 KR10도 출시가 무산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는 KGM 입장에서 이것도 어불성설이다. 많은 이들이 기다린 프로젝트임에도 여력이 되지 않아 무산시키고 다른 차를 개발하는 건 무슨 경우인가.
우리는 지난 마힌드라 사태 당시 티볼리가 인기를 끌자, 시장에 쌍용 마크를 장착한 大 티볼리(G4 렉스턴), 中 티볼리 (뷰티풀 코란도), 小 티볼리 (티볼리)를 확인한 바 있다. 지금의 KGM 행보와 무엇이 다른가? 토레스 쿠페로 알려졌던 액티언, 토레스 전기차인 EVX, 이번엔 전기 픽업 무쏘 EV 전부 토레스가 원형인 모델이고 심지어 물리적 버튼이 없어 비판받는 실내는 모두 똑같이 생겼다.
만약 픽업트럭만 내놓는다면
시장 간섭에 매우 높은 우려
KGM이 발표한 대로 픽업트럭 전문 서브 브랜드로 무쏘를 출범했다면 픽업트럭만을 생산해야 할 텐데, 여기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시장 간섭이 일어날 가능성을 절대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 서브 브랜드에 CUV 5, 세단 6, SUV 9로 차급과 카테고리를 모두 다르게 설정해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는데, 자사 제품끼리 점유율 확대는커녕 땅따먹기나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구사일생한 KGM이 망하길 바라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KGM은 하동환 자동차, 신진, 거화, 동아, 쌍용을 거쳐온 정통성 있는 브랜드다. 이런 브랜드가 사라지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시장 독점을 방관하는 꼴밖에 되지 않아 망하면 안 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의 행보는 날 선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그리고 KGM은 무쏘라는 이름값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깨달을 필요가 있다.
헤리티지는 긍정적
하지만 어울리지 않아
해외 유명 브랜드 대비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대한민국 자동차 제조사는 지금까지 기존 것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변신에만 집착해 그간의 헤리티지를 살피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을 시작으로 그간의 헤리티지를 톺아보는 행보에 모두가 환호를 보냈고, KGM도 그 간의 헤리티지를 잊지 않고 액티언, 무쏘 등의 이름을 되찾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름에 걸맞지 않은 차명은 도리어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무쏘라는 이름은 1993년 처음 시장에 등장했을 때, 공기역학이라고는 손톱만큼도 고려하지 않은 듯한 디자인이 주류였던 SUV 시장에 큰 파격을 몰고 왔던 혁신적 모델이다. 오랜 시간 시장에 각인되어 온 무거운 이름에 적합한 차량을 선보이길 바란다. 체어맨도 부활시킨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그 차도 어설프게 비싼 흉내만 내다가는 쌓은 명성마저 무너져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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