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EV의 장점 꾹꾹 눌러 다음
BMW 5시리즈 530e 직접 타보니
감탄 터져 나오는 이유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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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시장에서 BMW 스테디셀러는 누가 뭐래도 5시리즈다. 비단 한국 시장에서뿐 아니라, 잘 빠진 디자인과 세그먼트를 뛰어넘는 엄청난 거동, 적절한 실내 공간감과 고급스러움까지 놓치지 않은 부분들이 5시리즈의 인기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BMW 스테디셀러인 5시리즈가 각성했다. 이전 G30 5시리즈 PHEV의 아쉬운 요소를 모두 수정한 G60 530e 얘기다. PHEV는 지금도 많은 이에게 낯선 카테고리지만, 딱 한 번 이 530e PHEV를 타본다면, 두 번 다신 일반 내연기관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
이번 시승은 코오롱모터스 의정부 전시장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주행해 보니 단번에 PHEV의 매력을 알 수 있었다. 우선 PHEV의 특징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정확한 중간 지점에 있어 엔진도 장착되어 있지만 외부에서 전기도 충전한다. 대신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더 높은 출력과 전기로만 주행하는 거리가 더 긴 것은 매우 큰 매력이다. 530e에서도 이런 특성을 잘 살펴볼 수 있었는데, 차에 타서 움직이기 시작하자마자 놀랐다. 도로에 합류하기 위한 가속 중 엔진이 전혀 켜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내가 i5를 타고 있는 건가?’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매우 정숙한 실내
탄탄한 승차감 환상적 조화
상술했듯이 가속 중에도 엔진이 켜지지 않아 실내는 매우 정숙했다. 그래도 속도가 좀 붙으면 엔진이 개입할 것이라고 예상한 마음을 비웃듯, 일반적인 시내 주행 환경에서 엔진은 열심히 휴식을 취할 뿐이었다. 완충 시 전기로만 최대 73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인증되었는데, 단거리 출퇴근을 한다면 전기로만 출퇴근도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
인간이란 한 가지 감각이 무뎌지면 나머지 감각이 예민해진다고 했다. 엔진 소리가 들려오지 않으니, 승차감에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90년대 고급 차들이 소위 ‘물침대 ‘같은 승차감으로 세팅하기 바빠 코너에서 매우 취약한 특성을 보였는데, 530e는 노면의 피드백을 안락하다 싶을 정도로만 탑승자에게 전달하면서도 코너에서 탄탄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아울러 후륜에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은 2열 승객에게 매우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선사하기에 유감이 없다.
엔진이 개입해도
이질감 없는 구동 전환
조금 속도를 올리자, 엔진이 개입되기 시작했다. 엔진의 느낌 역시 상술한 것과 같은 특징을 보였다. ‘역체감’이라는 말이 있다. 6기통을 타던 사람은 4기통을 타기 어렵고, 8기통을 타던 사람은 6기통을 타기 어렵다. 하지만 530e에 탑재된 B48 4기통 2,000cc 엔진은 6기통을 타던 사람도 만족할 만한 회전 질감을 갖춰 또 한 번 놀라움을 안겼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이 있는데, 대부분 하이브리드 차종은 구동력의 주체가 모터에서 엔진 또는 엔진에서 모터로 바뀌는 지점에서 이질감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질감이라는 뜻을 모르는 것처럼 부드럽게 엔진이 개입되는 것은 인상적인 대목이다. 만약 눈과 귀를 가리고 시승한다면, 이 차가 전기차인지 하이브리드인지 전혀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열 승객 만족 요소
구성과 더불어 승차감까지
주행을 잠시 멈추고 이번엔 뒷좌석으로 넘어가 보았다. ‘비즈니스 세단’으로도 불리는 만큼 2열의 구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차고 넘치는 요소가 많았다. 2열 승객을 위해 무려 4개의 USB C-타입 단자가 있는 것부터 BMW의 탑승객 배려가 돋보였다. 뒷좌석의 가운데에는 2열을 위한 에어벤트가 있는데, 이 에어벤트를 관장하는 2열 온도 조절부가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무려 온도 조절부가 디스플레이로 이루어져 있어 미래지향적 이미지가 풍겨왔다. 보통은 미래지향적 요소와 직관성이 함께 공존하기 어렵지만, BMW는 저 두 가지 요소를 공존시켰음을 과시하는 듯하다. 2열 듀얼 공조는 탑승객을 배려하는 걸 넘어 모시는 듯한 BMW의 철학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B필러에도 존재하는 에어벤트는 쾌적한 2열 온도를 설정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신장이 185cm인 남성이 탑승해도 쾌적한 레그룸은 덤이다.
520L의 트렁크 공간
그동안 선입견 깨졌다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탑재해야 할 배터리의 크기 탓에 트렁크 공간에서 손해를 보는 차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530e는 트렁크 공간마저 빈틈을 보이지 않아 감탄을 자아냈다. 국산 경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제네시스 G80의 트렁크 용량은 424L로 530e의 520L와 100L가량 차이가 난다. 500L급 트렁크 용량은 골프백을 여러 개 싣는 것에도 전혀 문제가 없고, 골프백이 아니라고 한다면 가족의 짐을 모두 싣기에도 차고 넘치는 용량이다.
BMW 530e는 경제성과 고급스러움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잘 버무려, ‘트렁크 공간이 적을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닐 것이다’ 등의 선입견을 깨는 상품성을 보여준다. 매우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더할 나위 없는 실내 소재에, 일상 영역에서는 전기로만 운행할 수 있는 수준의 세팅은 경제적으로도 큰 매력을 보여줘 경쟁 차종을 압도하고도 남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런데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530e는 스포츠 주행에도 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내용은 다음 시승기에 풀어보고자 한다.
시승 지원: 코오롱모터스 의정부 전시장
전시장 주소: 경기 의정부시 동일로 198
담당 직원: 염승원 대리 / 010-3213-8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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