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980·반도체 관련 프로젝트 다수
‘톱티어’ 학회 게재 논문 2 저자 참여
“석사 이상 뽑는 연구직에 넣은 거 아니냐”

최근 한 커뮤니티에 ‘하이닉스, 삼전 서류 탈락한 26살의 스펙’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와 이목이 쏠렸다. 헤럴드 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 상위권 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한 학생은 고스펙을 가지고 있음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1차 서류에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학생은 토익 980, 학부 연구생, 반도체 관련 프로젝트, ‘톱티어’ 학회 게재 논문 2 저자 참여 등 다수의 스펙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지원자들보다 뛰어난 스펙을 가졌지만 탈락한 것이다. 이에 학생은 “경기가 안 좋다 하지만, 이 정도로 취업 시장이 안 좋았던 건 처음인 것 같다”라며 “공대 나오면 먹고 살 걱정 없다지만 이 말은 다 옛말이다”라고 호소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석사 이상 뽑는 연구직에 넣은 거 아니냐”. “자소서를 얼마나 대충 쓴 거냐?”. “개떡같이 서류 썼겠지”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반해 일각에서는 “저게 안 된다고?”. “저거보다 못한 애들도 하닉 취업하는데”. “와 저게 안 되면 난….”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당초 공대생들의 취업 자리는 경기에 높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재작년과 작년 불황이 이어져 취업 문이 좁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상위권 대학 전자공학과 졸업 후 1년째 취업 준비 중인 취준생은 “졸업한 지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은데 주변 친구들 10명 중 4명 정도만 취업한 것 같다”라며 “주변 지인들의 지난해 삼성전자 서류 합격률이 10%도 못 미쳤다. 코로나 때보다도 취업하기 어렵다고 얘기한다”라고 토로했다.
특히 공대는 과 특성상 세부 전공으로 진입할 시 다른 분야에 지원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반도체를 전공했을 경우 지난해 호황이었던 방산 분야에 취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는 매 해마다 호황인 산업군이 변경돼 채용 규모에 따라 취업 문이 좁아지거나 넓어진다는 뜻이다. 최근 들어 대기업은 현장실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초 삼성전자에 합격한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졸업생은 지난해 하반기에 6개월 동안 대학에서 운영하는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라는 ‘장기 현장실습’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실습은 대학이 산학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분야 중견 회사인 ㈜케이씨텍으로 확인됐다. 졸업생은 실습 당시에 직장인처럼 출퇴근하면서 회사 문화와 업무를 인지하고 실무 교육을 받은 후엔 현장 재직자와 함께 근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제조기술팀’의 장비 생산 파트의 재고 관리 및 현장 조율 직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면접에서 실습 관련 질문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졸업생은 “면접 과정에서 장기 현장실습(IPP) 경험에 대한 많은 질문이 있었다. 장비 생산 현장의 프로세스를 충분히 경험해 보았기에 제가 배우고 느낀 바를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직접 일하면서 배우며 현장 시스템과 제조공정 프로세스를 익힌 경험이 합격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IPP 과정을 통해 현장 엔지니어분들에게서 문제(ISSUE) 발생 시 다양한 해결 메커니즘을 배우며 직접 조치해 보면서 팀원·유관부서·협력사 등과 협업하는 등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장비 제작 프로세스 관련 직무 이해 및 소통·조율 능력 등의 실무 역량을 높일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최근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며 문과보다는 상황이 낫다고 여겨지던 공대생들도 취업의 난관에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취준생 사이에서 ‘취업이 어렵다’는 얘기는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청년 취업 지표는 급락하는 등 객관적으로도 취업이 어렵다는 현실이 증명되고 있다. 졸업 후 바로 취업이 어려워 많은 ‘전화기(전기전자공학과·화학공학과·기계공학과)’ 전공자들은 대학원으로 입학한다. 이에 학력 인플레이션도 일어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공을 살리지 않고 공기업 시험을 보는 공대생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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