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과 사이 매우 나쁜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액화천연가스 벙커링선 수주 성공

최근 HJ중공업이 美 함정 유지·정비·보수(MRO) 사업 진출에 필요한 함정 정비 협약(MSRA) 체결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기업이 한진 가에 뿌리를 둔 것으로 확인돼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HJ 중공업의 사업 진출 소식에 업계에서는 다양한 함정 건조 및 MRO 사업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미 해군에게도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은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MSRA 체결 준비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 MSRA를 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HJ중공업 미래 먹거리로 해외 MRO를 점찍었고 미 함정 MRO 시장 진출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MSRA의 체결 과정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의 방산업체 지정 과정과 유사할 것으로 추측한다. 즉, 해당 조선사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본 자격 심사, 현장실사, 보안평가 등을 통해 MSRA를 체결하는 것이다. 더하여 HJ중공업의 MSRA 취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HJ중공업이 1974년 함정 부문 1호 방산업체로 지정된 이후 대형 수송함 독도함, 마라도함 등 다양한 특수선 건조 이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하여 최근에는 해군의 유도탄고속함 18척의 성능 개량 체계개발 사업 및 독도함·고속상륙정 MRO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여기에 미국으로서도 HJ중공업의 함정 MRO 시장 진출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는 미 해군 MRO 사업의 연간 규모가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지 조선 생태계 붕괴로 함정 MRO 사업 추진이 어려운 실정이라는 점에서 우방국과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초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MSRA를 체결한 바 있으나 HJ중공업이 사업에 진출하게 될 때 미국의 선택지는 증가한다.
즉, 많은 수요를 빠른 시간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함정 MRO 사업을 협력하기 위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다”라며 “HJ중공업이 NSRA를 체결해 해당 사업에 진출하면 오히려 미국으로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시장의 주목을 받는 HJ중공업은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의 차남 조남호가 분가하여 운영했던 기업이다. 당시 한진중공업 그룹의 핵심으로 불렸던 HJ중공업은 경영부실로 인해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잃고 그룹에서 분리된 바 있다.
실제로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한진그룹이 분리될 때 한진중공업을 물려받았다. 이후 1999년 한진건설이 한진중공업에 흡수합병 됨에 따라 한진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4년 뒤인 2003년 한진중공업 회장에 취임한 그는 지난 2007년부터는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계에 따르면 조남호 회장은 형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사이가 매우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사를 지낼 때 조양호 일가와는 따로 제사를 지내며, 한진중공업그룹 임직원이 출장할 때 대한항공이나 진에어로 항공권을 사면 출장비를 지급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자 형의 장례식에 찾아온 조남호 회장은 “서로 싸우지 말아야 했을 일로 싸웠다”라며 후회가 된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조남호 회장이 형과 싸운 뒤 그룹에서 분리시킨 한진중공업은 2016년 필리핀 수빅조선소 문제와 조선업 불황으로 채권단 자율 협약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2019년 필리핀 소재 수빅 조선소가 현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함에 따라 자본금 대비 자본 총계 비율이 -140%를 기록, 완전 자본 잠식에 빠지며 경영난에 부딪혔다. 특히 수빅조선소에 대한 한진중공업의 보증채무는 4억 1,000만 달러(약 4,600억 원)에 달했다.
이에 채권단이 6,874억 원에 달하는 채권을 출자전환하고, 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와 조남호 회장 개인 소유의 지분을 전액 감자하면서 채권단이 소유, 경영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21년 동부건설을 주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이 한진중공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한진중공업홀딩스와의 ‘한진중공업’ 사명에 대한 상표권 계약이 만료되면서 ‘HJ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최근 HJ중공업이 美 함정 유지·정비·보수(MRO) 사업 진출에 필요한 함정 정비 협약 체결을 준비하지만 실상 실적은 오리무중인 상황으로 평가됐다. 이는 수년째 이어진 적자에 HJ중공업의 부채비율 등 재무 부담 역시 가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HJ중공업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하며 외형 확대에 성공해 그동안 지적됐던 재무 건전성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즉,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에 향후 HJ중공업이 함정 정비 협약 체결에 성공해 재무 건전성을 더욱 개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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