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륙한 중국산 전기 트럭
포터·봉고보다 비싼 BYD T4K
성능 차이 사실상 크지 않다?
전기 트럭 티포케이(T4K)는 지난 4월, 중국의 완성차 업체 BYD가 GS글로벌과 손을 잡고 국내 시장에 출시한 1톤 전기 트럭이다. 이달 중순 본격적인 인도가 시작될 BYD T4K는 염가에 판매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봉고·포터 전기차보다 119~609만 원 비싼 4,669만 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가격이 높은 대신 T4K는 성능과 사양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T4K는 인증 수치 기준 포터·봉고보다 주행 가능 거리가 길고 12.8인치 디스플레이, 통풍 시트, V2L, 티맵 EV 전용 내비게이션 등 매력적인 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그런데, 1톤 전기 트럭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주행 가능 거리는 실상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2~30km의 성능 차이
부작용은 그대로 남아
T4K는 82kWh 용량의 BYD 차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장착했다는 점이 강조됐다. 현행 전기차 포터Ⅱ와 봉고Ⅲ는 58.8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굉장히 큰 차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T4K의 주행거리 성능은 환경부 인증 기준 상온 246km·저온 209km이다.
포터·봉고는 이보다 약 26~37km 적은 상온 220km·저온 172km로, 실제 운행하면서 차별점을 느끼긴 어려워 보인다. 결국 성능을 강조한 T4K도 휴게소 충전소 점거와 보조금 퍼주기 등 논란의 중심에 선 소형 전기 트럭의 단점을 보완하긴 힘들다.
중국 내수용보다 비싼 T4K
보조금 노린 고가 정책일까
한국 시장에 맞게 개발된 T4K에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과 달리, 중국 내수용 T4C에는 가격이 더 비싼 60kW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T4K는 T4C에 비해 주행 가능 거리도 짧고 공차중량도 더 무겁지만, 판매 가격은 약 400만 원 더 높게 책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다 보니 중국산 전기 트럭이 보조금을 노린 가격 정책을 채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소형 상용 전기차는 국고 보조금,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소상공인 국비 지원금 등으로 출고가의 절반가량이 지급되고 있어 제도 개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성능 개선 없는 포터·봉고
보조금 정책 이대로 괜찮나
최장 246km의 주행 가능 거리가 성능 우위를 확보했다는 점도 애석하다. 자영업자 입장에서 지역에 따라 최대 2천만 원을 상회하는 보조금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지만, 현행 소형 전기 트럭은 화물을 가득 싣고 달리면 100km 중반대의 거리도 버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포터·봉고의 성능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로는 소형 화물차에 대한 충돌시험 재시행이 꼽힌다. 캡오버 형태로 제작된 포터와 봉고는 2027년부터 적용될 안전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현대차는 새로운 소형 전기 상용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소형 전기 트럭 관련 보조금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일각에선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보조금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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