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인기
그 뒤에 숨은 설계 노하우는?
지난 3월 출시된 쉐보레 소형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
해당 차량은 위기의 한국GM을 구원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시작 가격 2천만 원 극 초반, 풀옵션도 3천만 원을 넘지 않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동급 모델은 물론 준중형 세단까지 위협하고 있다.
가성비 전략이 먹힌 것일까,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판매가 본격화된 4월 3,072대의 실적을 기록해 소형 SUV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5월에는 3,396대가 팔려 코나를 제쳤고 셀토스를 바짝 뒤쫓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GM은 최근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인기 비결을 풀어놨는데, 설계 과정에서 상당한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경쟁 모델 중 가장 큰 덩치
중량은 오히려 가장 가벼워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동급에서 가장 큰 덩치를 지녔다. 전장 4,540mm, 전폭 1,825mm 휠베이스 2,700mm로 전폭은 현대차 코나와 동일하지만 전장은 KG모빌리티 티볼리 에어보다도 45mm 길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공차중량은 가장 가볍다. 최하위 트림인 LS가 1,300kg이며 가장 무거운 RS 트림도 1,340kg에 그친다.
반면 현대차 코나는 트림에 따라 1,360~1,420kg, 기아 셀토스는 1,325~1,405kg, KG모빌리티 티볼리 에어는 1,365kg이다. 셀토스의 경우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중량이 일부 겹치긴 하지만 덩치 차이를 고려하면 쉐보레의 경량화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스마트 엔지니어링 덕분
불필요한 부분 들어냈다
GM의 크레이그 릭 엔지니어는 지난 6월 29일 서울 신사동 하우스 오브 GM에서 이러한 경량화 비결에 대한 힌트를 내놓았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V, 쉐보레 콜벳, 카마로 등 고성능 모델 설계에 참여해 온 인물이다. 릭 엔지니어는 스마트 엔지니어링의 도움을 적지 않게 받았다고 밝혔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설계 기법인 스마트 엔지니어링은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주행 상황을 구현한다. 이 과정에서 하중이나 부하가 실리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강하며 그렇지 않은 부분은 과감히 들어내 경량화와 차체 강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사륜구동 없는 이유는?
“없는 게 훨씬 유리해”
한편 릭 엔지니어는 신형 트랙스에 사륜구동 옵션이 제공되지 않는 이유도 함께 밝혔다. 업계에서는 개발 비용 절감, 저렴한 가격 책정을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막상 쉐보레의 입장은 달랐다. 다양한 가혹 상황에서 차량을 테스트해 본 결과 전륜구동만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사륜구동 옵션의 부재에 대해 딱히 불리하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실내 공간을 더 키울 수 있었고 이 부분은 트랙스의 강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사륜구동 설계가 적용되면 후륜으로 동력을 전달하기 위한 구동축, 이를 수용하기 위한 센터 터널이 필수적이며 결국 2열 중앙 레그룸에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사륜구동 옵션을 적용하지 않은 사양이라도 동일하게 해당하는 문제다. 하지만 애초에 사륜구동을 제외하고 설계한다면 배기 라인만을 위한 최소한의 센터 터널만 남기면 되는 만큼 최적의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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