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커지는 중국 유럽 사이
최근 파격 결단을 내린 볼보
결국 ‘이것’을 싹 다 이전한다고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고율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볼보가 일부 모델의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유럽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선데이타임스는 볼보가 전기차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벨기에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벨기에로 생산 기지가 옮겨지는 모델은 EX30과 EX90로 추정된다.
선데이타임스는 볼보의 이런 조치가 EU와 중국의 무역 전쟁의 전운이 짙어지는 분위기에서 ‘탈중국’에 속도를 내는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늘리겠다는 EU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이 자국 생산 전기차에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해 유럽산 제품의 경쟁력이 악화하고 있다고 보고 작년 10월부터 반보조금 조사를 벌여왔다.
EU는 현재 중국산 전기차에 10%의 관세를 부과 중이며, 전문가들은 향후 관세율이 25∼3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볼보는 스웨덴에 본사를 뒀지만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에 흡수됐으며, 중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어 관세에 따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응 찾아나선 볼보
벨기에로 공장 이동한다
선데이타임스는 “볼보가 상계관세 부과를 앞두고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의 유럽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생산 거점을 벨기에로 옮기는 방법으로 대응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볼보 대변인은 “EU 집행위원회의 조사를 지켜보고 있으나 결론이 날 때까지는 이와 관련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볼보 외 유럽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EU가 전기차뿐만 아니라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전동차, 의료기기, 주석 도금 강판 등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에 나서며 무역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판단되는 특정 분야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보도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해외 직구 업체 ‘드래곤 소싱’의 대표 리처드 라우브는 “지금의 큰 추세는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라며 미국이 앞장선 가운데 유럽도 이런 추세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소비자들이 특히 의류나 가전제품, 장난감 등 비식품 분야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노출을 점점 더 우려하며, 유럽 기업들도 대안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탈 중국 현상
앞으로 어떤 결말 낳을까?
중국에서 의류와 섬유를 아웃소싱해 온 한 기업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유럽 기업들이 높은 비용과
긴 생산 시간을 감내해 가면서까지 인도나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으로 조달 지역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구매자가 중국 조달에 위험을 느끼고 있으며, 가격 측면에서 여유가 있다면 인도를 더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탈중국 추세가 중국의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의 빈센트 클럭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홍콩 HSBC 포럼에서
“중국 상품의 수출지는 달라지지만 중국에서 생산 제품의 수는 몇 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선데이타임스는 EU의 상계관세 부과에 대해 중국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HSBC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은 중국에서 전체 이익의 20∼23%를 내고 있으며,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60%에 달한다.
전기차 관련 시장 조사 업체 ‘로 모션'(rho motion)의 윌 로버츠는 “만약 중국의 보복으로 이어진다면 무역 전쟁으로 번질 수 있으며, 이는 중국이 지배하는 공급망에 의존하는 지역에 치명적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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