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나가는 국산차
모델명 다른 경우 존재
왜 이름을 바꾸는 걸까?
흔히 영어 수업을 듣거나 유학을 가게 된다면, 높은 확률로 영어 이름을 짓게 된다. 이는 사람 뿐만 아니다. 자동차 역시 그렇다. 이름을 새로 짓는 이유는 사람, 자동차 모두 동일하다. 원래 이름을 그냥 불렀을 때 외국에서 이상하게 해석이 가능하거나 부정적인 의미를 지녔을 경우,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려우면 이름을 바꾸는 것이다.
옛날엔 한글 이름을 가진 국산차들이 많았다. 1982년 대우자동차에서 출시한 맵시나, 1997년에 출시한 누비라가 있고, 삼성상용차가 1998년에 출시한 1톤 트럭 야무진 등이 있다. 쌍용자동차의 무쏘, 대창모터스의 다니고 등 순우리말로 작명한 차량의 이름을 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순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시작된 이름임에도 해외서 다르게 불리는 국산차 모델들도 있다. 어떤 모델들이 있을까?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카덴자, 세도나로 불린 K7, 카니발
알고 보니 이런 비하인드 존재했다
기아의 대표적 세단 K7은 2010년에 해외에 추출되기 시작했는데, 이름을 ‘카덴자(Cadenza)’로 바꿔서 수출했다. 이는 미국에서 ‘K’의 발음이 음성학적으로 좋지 않다는 판단을 해 차명을 변경한 것이다. 카덴자는 협주곡에서 솔로 연주 대목을 말한다. 그리하여 기아의 포르테, 쏘나타와 더불어 음악 용어에서 온 차명이 되었다.
또한 기아의 대형 MPV인 카니발은 ‘세도나(Sedona)’라는 이름으로 수출되었다. 이는 카니발이 동족 포식을 일컫는 카니발리즘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인육을 먹는 것처럼 느껴져 현지인들이 선호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미국 애리조나의 휴양도시인 세도나로 추출 명을 바꾸게 되었다.
K9 대신 쿠오리스
그랜저 대신 아제라
또한 기아의 대형 세단 K9은 ‘쿠오리스(Quoris)라는 이름으로 수출되었다. 그 이유는 영어권 국가에서 K9을 발음할 때 개를 의미하는 ‘케나인(Canine)’과 발음이 비슷해 기아 자동차가 9년 만에 선보인 프리미엄 세단의 이미지에 손상을 줄 것으로 판단, 핵심(Core)과 품질(Quality)의 합성어인 쿠오리스로 이름을 변경해 수출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의 플래그십 세단인 그랜저는 미국에서 ‘아제라(Azera)’로 이름을 변경해 수출했다. 그랜저는 프랑스어의 어원을 두고 있어 미국인들이 발음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는지, 이탈리아어로 ‘푸른색’을 의미하는 ‘아주리(Azure)’와 시대를 의미하는 영어 ‘에라(Era)’를 합성해서 만든 단어다. 즉, 푸른 시대라는 의미로 현대 자동차의 달라진 위상과 희망을 상징하기도 했다.
그리운 순우리말 모델들
언젠가 다시 출시 가능할까?
가끔 해외 매체에서 어떤 차량에 대한 칭찬 혹은 비판하면 새로 나온 차량인가 싶었는데, 사실 한국 차량인 것을 알고 이름이 두 개인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국산차량들이 해외에선 다른 이름을 갖고 판매된 것이었다. 이름이야 어떻든 차만 좋으면 그만 아니겠는가.
그래도 어느 한구석엔 아쉬운 마음이 있다. 이제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예전처럼 아무도 모르는 나라도 아니고 한글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제는 순우리말로 된 국산차가 해외를 누비고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형 우주선에 붙인 순우리말처럼 외국인들도 발음하기 쉬운 단어도 있으니 언젠가 순우리말로 지은 자동차가 외국에 추출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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